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부시의 애완견들

[기자의 눈] 부시의 애완견들 고은희 기자 blueskies@sed.co.kr '부시의 애완견'이 두 마리로 줄어들게 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수상이 이달에 임기가 끝나는데다, 대테러 정책에 열렬히 협조해 '부시의 푸들'이라고 조롱받았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일년 안에 사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제 부시 곁에는 진짜 강아지 바니와 비즐리 두 마리만 남게 됐다. 그런데도 부시 대통령은 블레어가 물러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9ㆍ11테러 5주년을 맞아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콜로라도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을 순회하면서 5일 동안 무려 4건의 테러 관련 연설을 쏟아냈다. 오사마 빈 라덴을 레닌과 히틀러에 비유하는 등 내용도 과격하기 이를 데 없다. 미국은 아직도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등 테러 위기감을 조장하는 것도 여전했다. 부시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라크전을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에 집착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선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중간선거 때도, 2004년 대선 때도 '공화당=안보정권'이라는 타이틀 아래 정권유지에 성공한 전력이 있어서 집착의 강도는 더욱 세지고 있다. ABC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9ㆍ11 이후 대테러전의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강매(tout)'하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이다. 미국 시민들은 2년마다 계속되는 테러를 이용한 선거 홍보에 지쳐가는 모습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동층으로 선거의 향방을 갈랐던 기혼 여성들이 안보보다는 경제 문제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로 9ㆍ11 이후 가족들의 안전에 치중했던 '시큐리티 맘(Security Momㆍ안보를 걱정하는 엄마)'이 아닌 '모기지 맘(Mortgage Momㆍ주택담보대출을 걱정하는 엄마)'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선거는 이제 두달 남았다. 친구를 넘어서서 아예 가족이라고 불렀던 블레어가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게 된 데 대해 부시는 일말의 책임감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이번 선거의 결과가 자못 기다려진다. 입력시간 : 2006/09/0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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