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13일 정부의 국회 제출 이후 진통을 겪은 지 5개월여 만에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전격 상정됐다. 하지만 동의안이 2월 임시국회 회기(26일) 내에 처리될지는 불투명하다. 비준안이 통외통위를 통과하려면 관련 공청회와 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다 이날 통외통위에 함께 상정된 남북총리회담 합의서 비준 동의안 처리의 빅딜 대상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회 통외통위는 이날 오전 민주노동당 의원 9명 전원의 저지를 뚫고 전체회의를 열어 재적의원 26명 중 19명이 출석한 가운데 이견 없이 FTA 비준안을 상정했다. 회의에는 권영길 민노당 의원을 비롯해 김원기ㆍ이강래ㆍ임종석ㆍ장영달 통합민주당 의원과 김무성ㆍ박희태 한나라당 의원 등이 불참했다.
통외통위는 15일 FTA 비준안 공청회를 열어 여론수렴 절차를 거칠 예정이며 필요하면 청문회를 개최해 FTA의 효과와 보완책 등에 대한 보다 정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비준안은 이후 법안소위 심사를 거쳐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FTA 비준안의 2월 국회 본회의 상정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3월 청문회에 이어 4월에나 본회의 처리가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나라당 측 통외통위 간사인 진영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준안의 2월 통과는 힘들다는 게 당의 분석”이라며 “다만 17대 국회 내에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주요 쟁점으로 미국 측과의 쇠고기 문제, 미 의회 비준 여부 문제, 피해산업 대책마련 등을 꼽았다.
한편 민주당은 FTA 비준안과 총리회담 비준안을 병행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한나라당은 총리회담 비준안의 경우 차기정부 출범 이후 방침을 지켜본 뒤 18대 국회에서 논의해도 된다는 입장을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