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세계 주요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해외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은 아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발행해 최근 만기가 돌아온 해외지수 ELS는 대부분 원금 손실 구간이 기초자산의 45~65%선에 설정돼 있어 최근 주가 급락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비보장 공모 ELS의 평균 상환 수익률은 연 6.61%로 집계돼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달 들어 10% 이상 하락한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역시 평균 상환 수익률이 연 6.88%로 올해 들어 가장 좋았다.
이는 해외 증시의 주가 하락 폭이 최초 설정된 ELS의 원금 손실 구간에 여전히 미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2012년 8월께 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ELS의 경우 3년 후 만기 상환 시의 원금손실(녹인) 구간이 45~60%로 낮게 설계돼 있다. 당시 HSCEI지수는 9,900 안팎으로 앞으로 지수가 6,000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만기 상환할 때 원금 손실은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6개월 단위로 돌아오는 조기상환의 경우에도 최근 주가 급락했음에도 다소 여유가 있다. HSCEI지수가 1만~1만1,000 정도였던 지난해 8월 상품이 설정됐을 경우라면 조기상환 기준이 최초 기준가격의 85% 이상으로만 설정돼 있어도 조기 상환에 실패하지 않는다.
유로스탁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HSCEI지수 상품보다 사정이 더 좋은 편이다. 올해 2월 유로스톡스50지수가 3,400~3,500선에서 설정된 ELS의 경우 현재 유로스톡스50지수 수준은 최초기준가격 대비 8% 정도 하락한 정도다. 결국 조기 상환 기준이 최초기준가격의 90% 이상인 ELS가 아니라면 상환에 큰 문제가 없는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HSCEI는 단기 급등락을 겪고 있어 ELS가 1년 전에만 설정된 상품이라면 최근의 급락 사태에도 만기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하지만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경우 조기상환에 실패할 가능성은 커지지만 직접적인 원금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증권사들은 최근의 증시 하락을 좋은 투자기회로 부각하면서 해외지수형 ELS 상품 출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사 반기보고서 제출 등의 이유로 58개 상품만 발행됐던 지난주와는 달리 이달 말까지 124개 ELS가 청약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124개 청약 예정 ELS 가운데 HSCEI가 기초자산으로 사용되는 상품은 90개, 유로스톡스50지수를 사용하는 상품은 95개에 달했다. 한 증권사 WM센터 관계자는 "일반적인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경우 현재 지수를 고려할 때 만기상환시 원금손실구간은 5,000선 아래로 예전보다 위험이 상당히 줄었다"며 "하지만 여전히 중국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조기상환 실패 우려는 있는 만큼 단기 투자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