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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회사 부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이모(56)씨는 친구 2명과 스마트워크센터를 공동 창업했다. 1인 기업과 '스마트워크(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근무하는 것)'가 증가 추세인 것을 감지해 관련 사무실 임대업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씨 등은 공급면적 530㎡의 상가건물을 보증금 5,000만원, 월세 400만원에 임차한 후 1인 소기업을 위한 워크센터를 만들어 재임대 사업을 했다. 투자비는 보증금 외에 22개의 소형 사무실 시설비 2억2,800만원 등 2억7,800만원. 오픈 3개월 만에 20개 사무실이 입주해 월 1,287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월세와 기본운영비 300만원을 제한 587만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연 수익률로 따지면 무려 25%에 달한다.
이씨는 "업종 특성상 굳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 상당하다"며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에만 회사에 들어가고 평소에는 집 근처의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하는 임차인들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1인 기업을 위한 스마트워크센터가 불황 속 틈새 임대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소규모 투자만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사업 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6일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민간운영 스마트워크센터의 숫자는 지난해 말 330개에서 올 7월 400개로 증가했다. 고종옥 베스트하우스 대표는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을 이용해 사업기획ㆍ개발ㆍ마케팅ㆍ홍보 등을 혼자 수행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에 1인 기업 창업에 유리한 조건이 마련됐다"며 "정부 역시 민간 스마트워크센터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어서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하는 수요자들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인 기업 증가 및 정부지원으로 사업전망 밝아=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 1인 창조기업 숫자는 약 26만2,000여개로 2010년에 비해 11.1% 증가했다. 특히 이 중 20~30대가 63.7%에 달한다. 중소기업청은 '스마트벤처창업학교' 신설 등을 통해 1인 기업 창업을 장려할 방침이어서 향후 스마트워크센터에 입주하는 젊은 창업가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도 민간 스마트워크센터 운영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김정태 미래부 지능통신정책과 과장은 "지난해부터 스마트워크와 관련한 아이템을 선정해 매칭펀드 방식으로 민간업체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스마트워크센터 인증기준을 마련해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방식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증금 없고 이용 편리해 인기=임차인 입장에서 스마트워크센터의 장점은 보증금과 관리비가 필요 없고 한 달 단위의 계약도 가능해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보증금과 월세 부담 때문에 사무실을 차리기 어려운 1인 기업가 및 소규모 업체에 적합하다. 기존 사무실이 면적대비로 임대료를 책정하는 것에 비해 사용하는 인원에 따라 임대료를 내는 종량제 방식이어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스마트워크센터에서는 여직원 대행, 우편물 수납, 회의룸 대여, 사업자 주소지 대여 서비스 등이 지원된다. 책상과 의자 등의 사무집기가 갖춰져 있으며 복사기ㆍ팩스ㆍ인터넷 등이 무료로 제공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강남구 삼성동의 한 스마트워크센터에 입주 중인 배모(45)씨는 "사업에 필요한 물품들이 다 갖춰져 있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 편리한 역세권 적합… 임대료 비싼 곳은 피해야
스마트워크센터 임대사업을 하기에 적합한 곳은 입주한 개인사업자들이 순발력 있게 움직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동성을 중시하는 사업자들이 많아 교통이 편리한 곳이어야 입주율이 높기 때문.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이거나 노선버스가 최소 10개 이상 통과하는 곳에 입지선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굳이 지상층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입주자들이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에 지하층이거나 분양가격이 저렴한 층을 선정해도 매출에는 지장이 적다. 고종옥 베스트하우스 대표는 "층수에 얽매이지 말고 교통입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건축주라면 임대가 잘 안 되는 층을 골라서 이 사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건물 가격이나 임대료가 높은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입주자 대부분이 자금이 넉넉지 않은 창업 단계의 영세 사업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