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취지·효과 의심스런 관광주간 재량휴업

정부가 국내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봄·가을 11일씩을 관광주간으로 지정하고 민관 합동으로 대대적인 '내 나라 여행' 캠페인에 나설 모양이다. 각종 요금할인과 초중고교 재량휴업, 직장인 연가사용 유도, 일부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휴가비 지원으로 가족여행 분위기도 조성하기로 했다. 여름휴가 기간에 집중된 국내관광 수요를 분산시키고 일자리 창출, 여행만족도 제고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관광주간에 기차·숙박·맛집·전통시장 할인을 해주고 비공개 관광지에 임시입장을 허용하면 상당한 수요진작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미국·영국·일본·중국 등도 이미 관광주간을 운영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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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효과와 타당성이 의문시되는 부분도 적잖다. 관광주간 중 초중고교 재량휴업을 유도하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초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관광주간과 연계한 '봄·가을방학' 도입을 추진했다. 이 기간에 휴가를 쓸 수 없는 맞벌이 부모와 초등학생 자녀 입장에서는 짜증날 수밖에 없다. 중간고사를 앞둔 학생들도 부담스럽다.

현실의 벽에 부딪치자 문화부는 '올해의 관광도시' 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재량휴업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후퇴했다. 그 결과 정책 취지와 수단이 겉돌게 됐다. 올해의 관광도시는 다른 지역 관광객을 불러들이려고 선정한다. 다른 지자체의 초중고교가 재량휴업을 해야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거꾸로 간 셈이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 관광주간으로 선정한 5월1~11일이 국내여행 성수기라는 점도 부담이다.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석가탄신일이 끼여 있어 숙박업소·교통편 예약이 쉽지 않다. 관광주간 재량휴업과 학부모의 휴가가 겹칠 수 있는 가족이라면 길게는 9~11간 해외여행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정책이라면 재고하든지 거둬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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