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로貨시대 예상보다 빨리 온다"

유로貨, 현금 유통량 사상 첫 달러 추월<br>중동 '脫달러' 가속화등 영향 외환시장선 초강세


유로화가 현금 유통액 기준으로 사상 처음 달러를 추월했다. 또 중동 국가들의 ‘탈달러’ 러시가 가속화하면서 ‘유로화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열리고 있다. 특히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와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등 초강세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어 당분간 가장 선호하는 통화로서 위력을 보일 전망이다. ◇유로화 현금 유통량 달러 추월=유통시장에서는 이미 유로가 달러를 누르고 시장 주도권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 자체 분석에 따르면 이달 시장에서 거래된 유로화 현금 유통액은 6,100억유로(약 743조원)에 달했다. 이를 달러화로 환산하면 약 7,996억달러에 이른다. 달러화는 지난 10월 말까지만 해도 약 7,590억달러 수준으로 유로화보다 많았지만 이후 유로 강세가 계속되면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그 동안 약달러 추세가 이어진 점을 감안할 때 달러 유통액이 유로화를 넘어서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액 기준으로 유로화가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02년 유럽연합(EU)이 단일화폐 체제를 구축한 후 처음이다. 유로 유통량 증가는 가치 상승에 따른 선호도 상승을 의미한다. 실제 2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전날 1.3098달러에서 1.3123달러로 상승했고 엔ㆍ유로 환율도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둔 156.14엔으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ㆍ산유국 ‘탈 달러’ 러시=‘강한 유로’의 부각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달러를 들고 있기보다 유로화로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그 첨병은 한때 달러의 가장 강력한 선봉대였던 중국과 산유국에서 시작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환 1조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미 국채 신규 매입액은 올 10월까지 210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782억달러)의 30%도 채 안된다. 아랍에미리트(UAE) 중앙은행도 최근 들어 달러화 매도에 돌입하고 대신 유로화 비중을 ‘6~9개월 내에’ 현재 2%에서 10%로 8%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또 베네수엘라도 달러화와 금의 비중을 95%에서 80%로 낮추고 대신 유로화 비중을 5%에서 15%로 늘릴 방침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달러화 보유 비중은 지난해 70%에서 올 1ㆍ4분기 67%로 줄더니 2ㆍ4분기 현재 65%까지 떨어졌다. 반면 유로 자산 보유 비중은 1ㆍ4분기 2.0%에서 2ㆍ4분기 22%로 2%포인트 늘어났다. ◇미ㆍ유럽 금리차 축소로 유로화 강세 계속될 듯=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차 축소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유로화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이 경기확장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현재 3.5%인 금리를 내년에 또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특히 지난해 1.3%에 그쳤던 EU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4%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분석돼 유로의 ‘인기몰이’에 힘을 불어넣었다. 반면 미국이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덜었지만 성장률 둔화는 여전하고 금리도 내년에 동결될 것이 유력해 달러화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아담 콜 선임 통화전략가는 “달러화의 문제는 (보유외환)다변화를 추진하는 나라가 UAE 중앙은행만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것이 최근 달러가 끝없이 추락하는 첫번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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