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린스펀 "美 재정적자 마냥 유지될 수 없다"

美국채 해외인수율 하락..금리상승 `구원투수'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이 외국 돈을 끌어다 재정적자를 보충하는 것이 "어느 시점"에서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14일 경고했다. 내년 1월말 퇴임하는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멕시코 중앙은행 창설 80주년 기념세미나에 행한 화상 연설에서 외국 자본이 언젠가는 미 국채 매입의 흥미를 잃게될것이라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이런 조짐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으나더 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미 재무부 최신 통계는 외국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입이 올들어 지난해에 비해 완연히 줄어들었음을 뒷받침했다. 채권시장의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는 올들어 발행된 790억달러 어치 가운데 14%만 외국 투자자들이 인수했다. 이는 지난해 인수율 21%보다 줄어든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은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의 절반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린스펀은 "미국이 현재로선 차입으로 재정적자를 보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마냥 이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무역과 자본계정 적자폭이 계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의 상환 능력에회의를 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지난 2003년 5천307억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6천659억달러로 급증했다. 재정적자는 지난 2.4분기에만도 1천957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6.3%에 달했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재정적자 급증이 미국의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이것이결국 달러 약세를 유발해 적자폭을 더욱 확대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달러는 올들어 유로와 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해왔다. 그린스펀은 그러나 미국의 재정적자가 당장 파국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임을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탄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세계화 확산으로 경제간 연계가 강화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민간 투자자들은 달러에 대한 매력이 전만 못할지 모르지만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달러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영국 파운드가 2차대전 후 급격히 위상이 약화된 것처럼 달러도 특히 유로에 밀려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당시 영국의 상황이 지금의 미국과는 판이한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린스펀은 미국의 금리 상승이 저축을 부추기는 한편 외국 투자를 끌어들여 결국 재정적자폭을 줄이는 효과도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소재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사에서 1천170억달러의외국 자금을 관리하는 더글러스 로버츠는 블룸버그에 10년물 기준으로 미 국채의 수익률이 선진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예로 독일에 비해 수익률이 1.07%포인트 높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미 국채가 아직은 투자 매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FP.블룸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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