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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치열한 순위 다툼 女心까지 잡았다

프로야구 관중 500만명 돌파… 인기 비결은 <BR>직장·가족 모임 등으로 자리매김<BR>여성팬 비중도 어느새 50% 육박… 올 시즌 700만명 돌파까지 바라봐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프로야구가 382경기 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1982년 출범 이후 역대 최소 경기 만에 이룬 흥행 신기록이다. 지난 13일까지 378경기에서 496만2,289명의 관중을 끌어 모은 올 시즌 프로야구는 14일 전국 4개 구장 경기가 모두 진행되면서 500만 관중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446경기 만에 달성한 500만 관중을 64경기나 앞당겨 돌파한 것이다. 2008년부터 4년 연속 500만 관중을 달성하고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593만여명을 끌어들인 프로야구는 올 시즌 목표인 사상 첫 650만 관중 돌파는 물론 700만 돌파까지도 바라보게 됐다. 구단별로 6,000원~1만원 수준인 객단가(1인당 매출액)를 편의상 8,000원으로 균등 환산하면 올 시즌 입장 수입만 52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 보고 못 배기는 싸움구경=한 경기 평균 1만5,000명에 육박하는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프로야구 관전을 영화구경ㆍ등산처럼 여가 활동의 하나로 인식하게 되면서 야구장 데이트ㆍ야구장 회식 등은 이미 이벤트를 넘어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메이저리그의 '파크(Park)' 개념을 가장 잘 구현한 구장으로 평가받는 인천 문학구장(SK 홈 구장)의 이마트 바비큐존과 외야 파티 덱에는 가족 단위 관중과 직장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0만원에 육박하는 그린존 초가정자(8인석) 입장권도 예매가 아니면 구하기 힘들다. 이 같은 '광풍(狂風)'의 원인은 간단하다. 그만큼 재미있기 때문에 몰리는 것이다. 올 시즌은 특정팀의 독주가 사라져 선두 싸움이 치열해졌고 전국구 인기구단인 롯데ㆍLG의 숨막히는 4위 경쟁도 단단히 한 몫하고 있다. 여기에다 승부를 떠나 응원 선수의 플레이를 즐기는 성숙한 관전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하위권 팀들도 제법 많은 관중을 모으고 있다. 선두 삼성이 누적 관중 40만명을 기록 중인 것과 비교해 7위 한화의 누적 관중 30만명은 크게 뒤지지 않는 수치다. ◇동심(童心) 잡은 그라운드, 여심(女心)도 잡았다='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지난 몇년간 프로야구의 대표 모토다. 각 구단은 어린이날 이벤트에 가장 많이 신경 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트렌드가 바뀌었다. '블루 오션'인 여심 잡기가 각 구단의 지상 과제가 됐다. 선두주자인 두산은 2009년부터 '퀸스 데이'를 마련, 지정한 날짜에 여성 관중을 '특별 대우'했다. 입장권을 할인해주고 항공권ㆍ식사권 등을 경품으로 나눠줬다. '꽃미남' 선수들이 핑크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김태준 두산 홍보팀장은 "2009년 전체의 40% 정도였던 여성 관중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 현재 50%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과 LG의 공동 홈 구장인 잠실구장에는 유독 여성 관중이 많다. 마음 놓고 야구를 즐길 환경이 조성된 덕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올 시즌을 앞두고 8억원을 들여 잠실구장에 여성화장실을 확충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이진형 홍보팀장은 "올해는 궂은 날씨가 기승을 부렸는데도 최소 경기 500만 관중이라는 신기록이 나왔다. 프로야구가 스포츠를 넘어 문화로 자리잡은 느낌"이라며 "여성 관중의 폭발적인 증가로 성비(性比)가 절반에 근접한 점도 야구 시장의 급팽창에 일조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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