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창조경제와 보통사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인을 창조성이 가장 부족한 사람들로 생각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월 발표한 '한국인의 창조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보면 정치인이 74.2%로 압도적으로 창조성이 부족한 집단으로 꼽혔고 관료가 11.3%, 학계가 7.8%로 뒤를 이었다.

국회의원으로서 특강요청을 받고 '창조경제'를 설명할 때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안철수의 새 정치, 김정은의 속마음과 함께 3대 미스터리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현 정부의 첫 번째 국정목표인 창조경제를 미스터리로 여기는 것은 이를 설명하는 사람들이 가장 비창조적인 정치인ㆍ공무원ㆍ교수들이기 때문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 인천 남구에서는 정보통신회사를 운영하는 대기업과 전통시장인 신기시장 사이에 '전통시장 활성화 협약식'이 있었다. 대기업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을 시장 상인들에게 제공해 시장경영기법을 첨단화하기 위함이다. 예컨대 신기시장 전용 멤버십카드를 통해 구매금액의 2%를 포인트로 적립하도록 하고 멤버십 고객대상 특가상품판매, 멤버십데이(경품행사)운영, 멤버십 가입고객 대상 할인쿠폰 제공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대기업이 개발한 '마이샵' '?煉?樗?서비스 도입을 통해 고객 DB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고 '스마트 월렛' '스마트 전단'등 모바일 마케팅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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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창조경제가 어려웠던 것은 주로 고도의 과학기술을 제조업 등의 산업에 접목시키는 것으로 설명해온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창조경제는 보통사람과 다른 비범한 사람의 몫으로만 귀착된다. 그러나 그동안 개발된 IT기술의 적용을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창조경제는 머나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장 창조적인 국가로 미국(38.2%)ㆍ일본(13.4%)ㆍ독일(9.7%) 등을 꼽는다. 우리나라를 선택한 경우는 겨우 1.9%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2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자영업자 평균 비중인 15.9%(2010년 말 기준)보다 7.5%포인트 높다. 창업을 하고 기업을 운영하는 국민 비중이 선진국보다도 높은 셈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창조성에 대한 일반 인식이 낮은 것은 빌 게이츠 같은 인물이 없는 것도 원인이다. 이는 빌 게이츠를 위대한 개인의 출현이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고 실험하고 실천하게 하는 시스템, 기업을 용이하게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 및 법제도, 기술의 개발, 연구지원 등을 갖춘 사회적 환경의 산물로 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창조경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IT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처뿐만 아니라 23.4%에 달하는 보통의 자영업자들이 타성과 관행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에 나서서 더 많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제활동은 대부분의 국민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창조경제는 보통사람과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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