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함정 증시'에 시드는 투자심리

정책급변·돌발 악재 등…투자자 교육 열기도 급랭

정책 급변, 돌발 악재 등으로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함정'에 빠지듯 골탕을 먹으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증권가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투자자 교육에 대한 열기도 급격하게 식어가고 있다. ◆정책 급변, 돌발 악재에 `함정 증시' 방불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롤러코스트' 장세가 이어지며 투자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28일 거래소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주가지수는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위헌결정을 내리며 27.16 포인트나 폭락했다. `기각'이나 `각하' 등에 대한 기대로 행정수도 관련주들이 오전 중 강세를 보이다가 오후에는 하한가로 떨어져 대다수 투자자들이 정책 급변이라는 함정에 빠지기도 했다. 이어 지난 25일에도 주가지수는 다시 유가 급등, 미국 증시 하락, 외환시장 불안감 등으로 20.03 포인트 급락해 행정수도 관련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돌발변수에 투자자들이 멍들었다. 씨티그룹의 대니얼 유 투자전략가는 최근 몇년간 한국의 가장 큰 위험은 정책리스크였다며 은행과 신용카드, 건설, 통신 등 다양한 업종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이같은 함정은 개별 종목에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닥 등록기업의 횡령 관련 공시를 집계한 결과 횡령 건수(공시일기준)는 37건이며 확인된 횡령액은 1천983여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횡령건수는 8건, 횡령액은 556억7천만원이었으나 올들어 10개월간 발생한 횡령 건수와 규모가 지난해 연간에 비해 각각 3배 정도로 급증, 코스닥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테크메이트는 38억원 규모의 횡령이 발생, 회사자금 사정의 악화로 최종부도를 맞아 결국 지난 15일 퇴출됐다. 또 지난 22일 횡령사건이 알려진 로패스와 창민테크는 지난 27일까지 나흘째 하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 ◆`정석 투자는 없다'..투자자교육 열기도 급랭 이같은 함정 증시가 지속되자 투자 활성화를 위한 투자자 교육의 열기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업가치 분석이나 기술적 분석을 통한 정석 투자에 대한 냉소적인 반응도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증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선물협회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월 두번째 화요일에 실시하는 `선물.옵션교실'에는 올해 들어 강좌가 개설될 때마다 40여명씩 참여하던 투자자들이 지난달 이후에는 20여명으로 줄었다. 증권업협회도 증권사 사장 등을 강사로 파견해 실시하고 있는 투자자교육을 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다가 반응이 신통치 않자 최근에는 학교 등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 대상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2년반동안 매주 투자설명회를 가져온 박용선 SK증권 종로지점장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단골 고객을 제외하고 새로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단골 고객들의 참여율도 점점 낮아지고있다"고 말했다. 유료 재테크교육 전문업체 대표는 "지난 7월까지는 강좌당 40∼50명의 교육생들이 수강신청을 했으나 휴가철 이후에는 신청자가 없어 강좌를 개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강료가 저렴한 온라인 교육의 경우도 수강생이 급감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의 급변과 증시의 불투명성 등으로 정석 투자에 대한 믿음이나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며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며 수강생들이 투자 교육의 필요성 자체를 무시하고 있다"고탄식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김준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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