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드·유통업계 마케팅 강화… 대학가 축제도 열려

■ 세월호 상흔 보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자"

"고객 지갑 열어 경제 활력을" 기업들 소비촉진 발빠른 대응

연대·고대 조촐한 축제 진행… 수학여행 재개 논의도 시작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각종 문화·관광행사를 재개할 것을 전국 17개 시·도, 각 부처·청에 요청한 공문. /정혜진기자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은 정부와 지자체뿐만아니라 유통및 여행업계는 물론이고 대학가 등 민간분야의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선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유통기업이 가장 눈에 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여느냐가 직접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카드업계, 유통업계는 특히 소비국면 변화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23일부터 일주일간 국내 최대 규모의 레스토랑 위크인 '현대카드 고메위크'를 진행했다. 서울과 부산의 검증된 맛집 117곳에서 메뉴를 반값에 제공하는 이 행사는 한때 세월호 애도 분위기탓에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예정대로 진행됐다. 다른 카드 업계도 6월 황금연휴(4~8일)와 월드컵 시즌을 맞아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업계도 이달 초 닷새간의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 침체된 소비 심리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1~3위인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은 하나같이 명품브랜드 제품을 30%까지 싸게 내놓았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최대한 끌어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일부 백화점은 당초 세일 기간을 2주로 계획했으나 한 달로 확대하는 등 고객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홈쇼핑 업체도 세월호 참사 이후 사실상 금기 상품이었던 여행상품을 황금시간대에 올려 놓기 시작했다. 유럽패키지부터 동남아 패키지까지 6월 황금휴일을 맞아 내놓은 여행상품은 현재 매일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맥도널드는 당초 어린이날에 기획했던 이벤트를 세월호 사고 때문에 잠정 연기했다가 지난 주말에 다시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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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자동차·스포츠 브랜드·게임 업계 등에서도 늦은 월드컵 관련 판촉행사에 나섰다. 보통 월드컵 규모의 행사는 몇 달 전부터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서는 게 관례지만 업계는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각종 이벤트를 최대한 뒤로 미뤘다. 호텔, 여행사 등에서도 월드컵 관련 프로모션을 수 십개 이상 진행 중이다. 월드컵 공식 협찬 기업들은 월드컵 시즌을 맞아 제작한 광고 역시 곧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가도 통상 5월초순이나 중순에 진행하던 축제를 미뤄왔다가 최근들어 재개했다. 세월호 참사 후 일부 대학은 세월호 관련 성금 모금으로 축제를 대체했고, 일부는 가을로 연기하거나 취소한 곳도 있다. 서울 소재 대학 중에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미뤘던 축제를 지난말에 뒤늦게 진행했다. 축제 곳곳에서 수익금 일부를 세월호 성금으로 모금한다는 피켓이나 애도를 표하는 노란 리본을 제외하고는 여느 축제와 다른 점이 없었다. 연세대의 경우 가수를 대거 초청해 콘서트를 진행하는 행사는 기말고사 이후인 6월말로 미루는 대신 학생 참여 위주 행사로 조촐하게 진행했다.

이나미 정신과 전문의는 "젊은 대학생들이 무기력증이나 냉소주의에 빠져있기보다는 축제 등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축제의 장을 변화의 계기로 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달 세월호 참사 이후 잠정 중단된 수학여행에 대한 논의도 다시 이뤄진다. 수학여행 중단 조치로 관광·숙박·운수업체가 400억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밝히자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난달말에 관련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하루 빨리 수학여행 재개 여부를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남 순천에서 숙박업을 하는 김모씨(41)는 "요즘 자영업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매출은 없고 막을 돈은 많다고 한숨만 쉬고 있다"며 "최근들어서는 참사를 잊지 않는 선에서 지갑도 열어야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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