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국내대회 개막전은 단연「바람과의 싸움」이었다.평균 초속 7㎙의 강풍으로 1라운드가 취소된 이 대회에서는 2라운드에도 초속 4~5㎙의 바람이 불어 평균스코어가 87타나 됐다. 마지막 날 역시 만만치 않은 바람 앞에 정상급 선수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릎을 꿇었다. 예를 들면 아마추어골퍼가 초속 4㎙의 맞바람일때 180야드의 파3홀에서 티샷을 하는 상황이라면 드라이버를 잡아야 겨우 그린에지까지 볼을 보낼 수 있을 정도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2라운드 평균 스코어 87타를 보며 코웃음을 칠지 모르지만 이 곳의 바람세기는 골프가 「자연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라는 격언을 실감케 했다.
180야드쯤 되는 파3홀이면 보통 3번 아이언을 잡지만 이 대회 2라운드처럼
초속 4㎙의 맞바람이 불면 드라이버를 잡아도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없을 정도. 그나마 바람의 방향변화가 없을 때의 그렇다.
훅이나 슬라이스성 바람이 불면 샷전략을 바꿔야 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 볼을 날려 바람을 타고 볼이 흐르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맞바람일때는 최대한 낮은 탄도로 볼을 날려야 한다. 평소보다 긴 클럽을 잡거나 같은 클럽이라도 로프트를 최대한 세워 백스윙을 절반만한 뒤 볼을 찍어주고 폴로스루를 최대한 낮게, 피니시는 하지 않는 펀치 샷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뒷바람일 경우도 볼의 탄도가 높으면 너무 멀리 날아가고 또 방향도 크게 틀어질 위험이 높으므로 낮게 깔아친다.
바람은 그린 빠르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람이 잔디 물기가 없애면 그린은 단단한 암반으로 변하게 돼 스피드는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빨라진다. 때문에 반드시 그린에지 5~10야드 지점 앞에 볼을 떨궈야 한다. 그린을 직접 공략하려면 마스터스에서 그레그 노먼이 보여준 강력한 백스핀을 걸어야 한다. 백스핀을 걸려면 다운스윙을 최대한 가파르게 해서 볼 뒷부분을 내리 찍듯 쳐야 한다.
퍼팅할 때는 반드시 백스윙 크기를 점검해야한다. 그린이 2배 빨라졌다는 판단이 들면 백스윙은 3분의 1쯤으로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제주=최창호 기자 CH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