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분양 시장 야전사령관 "대기업 임원 안부러워"

■ 잘나가는 분양상담사 3인방<br>사전조사·분양가 책정등 분양전과정 주도적 역할<br>연수억원대 고수익 올려


아파트 분양시장의 최전선에 자리잡고 있는 주부 상담사들이 고수익 전문직으로 떠오르고 있다. ‘분양 상담사’는 흔히 견본주택에서 마주치는 모니터 요원이나 안내 도우미와 차별화된다. 사전 시장조사, 마케팅 전략 수립은 물론 분양가 책정 등 사실상 분양의 전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첨병’들이다. 일부 상담사들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고소득 전문가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미애(42)ㆍ이은정(33)ㆍ김혜경(42)씨는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활동 중인 수많은 분양 상담사 중에서도 ‘특A급’으로 통한다. 이들은 분양 상담사가 되기 전에는 모두 평범한 전업주부들이었다. GS건설의 분양 상담사로 활약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 95년 ㈜청구의 모니터 모집을 계기로 이 일과 인연을 맺은 경우다.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일이 이제는 어엿한 직업이 된 것. 현재 ‘여의도 자이’ 주상복합 분양에 참여하고 있는 박씨는 분양 상담사들의 팀장으로 견본주택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야전사령관이다. 김씨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삼성래미안 어드바이저’ 1기 출신이다. 98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김씨는 수백명에 이르는 삼성래미안 어드바이저 가운데서도 가장 돋보인다. 이씨는 상담사 경험을 바탕으로 아예 회사를 차려 독립한 경우다. 99년 현대산업개발의 모니터 요원으로 첫발을 디딘 이씨는 2년여 전 ‘시티컨설팅’이라는 회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부동산 관련 서적을 고시공부하는 사람처럼 끼고 지냈고 조금이라도 업무와 관련 있는 자료들은 모두 수집해서 사소한 숫자까지 외웠어요. 정확한 발음을 내려고 신문이나 책을 거꾸로 읽어 올라가는 연습까지 했죠.”(이씨) “일년 내내 쉬는 날이 거의 없었어요. 오히려 주말이면 더 많은 고객이 찾아오니 주말이 따로 없었죠.”(김씨) “해당 아파트에 대한 단순 정보만 갖고 하면 백전백패합니다. 관련 법규나 정부정책, 시장전망까지 완벽한 정보를 갖고 고객에게 알려줄 수 있는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박씨) 이들은 분양 상담사가 단순히 상품을 파는 직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김씨는 “실적에 대한 욕심으로 아무 아파트나 팔면 오래가지 못한다”며 “같은 미분양 아파트라도 투자가치를 따져 엄선된 물건만 추천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이들의 수입이 궁금해서 물었더니 모두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를 꺼리면서도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웬만한 대기업 임원 못지않다는 것으로 미뤄 억대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택시장에 대한 이들의 전망은 어떨까 궁금했다. “바닥을 친 것 같아요. 만나는 고객들의 분위기가 확실히 변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는 속도도 달라졌어요.”(김씨) “전망이 밝아 보여요. 물론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 때문에 과거 같은 투기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어요.”(이씨) 평범한 주부의 틀을 과감히 떨치고 나와 화려한 ‘백조’로 변신한 이들이 더 당당해보이는 것은 그 뒤에 목표를 이루기 위한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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