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스트 브릭스(BRICs)'로 꼽히는 마빈스(MAVINS, 멕시코ㆍ호주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나이지리아ㆍ남아프리카공화국) 나라들과의 협력 강화를 내년도 대외경제전략 제1순위 과제로 꼽았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은 물론 ▦자원협력 강화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개발협력 모색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대외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마빈스 국가들은 넓은 영토와 높은 인구증가율, 풍부한 자원을 배경으로 향후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브릭스가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했다면 앞으로 10년은 마빈스가 새로운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와 해외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왜 마빈스 국가인가=미국 인터넷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1월 브릭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마빈스를 꼽았다. 마빈스 국가들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폭발적인 인구증가 속도와 소비시장의 성장이다. 유엔 인구국에 따르면 올해 6억6,000만명인 마빈스 인구는 오는 2030년까지 22.3% 늘어난 8억1,000만명, 2050년까지는 무려 36.4% 증가한 9억300만명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선진7개국(G7ㆍ9.9%)은 물론 브릭스(20.3%)의 인구성장률을 압도하는 규모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갈수록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며 브릭스의 경우 중국이 산아제한 정책으로 폭발적 인구성장이 주춤한 사이 마빈스 국가들이 치고 올라오는 형국이다. 풍부한 천연자원도 마빈스 국가들의 주된 무기다. 전세계 니켈의 46.3%, 우라늄의 30.7%, 아연의 26.3%가 이들 6개국에서 생산되며 나이지리아와 베트남ㆍ인도네시아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산유국이다. 철광석ㆍ석탄ㆍ구리 등도 풍부하다. 브릭스 국가들 역시 지하자원이 많지만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자국 수요를 대기도 바쁘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마빈스 국가들이 세계 자원시장을 뒤흔들 여지는 그만큼 크다. 선진국 등 주요 투자국들은 이미 마빈스 국가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5년 201억달러 수준이었던 대(對) 마빈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08년 1,036억달러까지 증가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전체 FDI에서 마빈스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이미 5%를 넘었다. ◇'마빈스 뜬다' 정부 시장공략 의지=마빈스가 새롭게 조명받는 가운데 우리나라와의 교역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 10월까지 우리나라와 마빈스 국가 간 교역량은 총 64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3% 증가, 전체 교역증가율(31.4%)을 압도했다. 멕시코와 베트남의 경우 휴대폰ㆍ자동차 등의 수출 증가로 무역수지 흑자가 확대된 반면 호주ㆍ인도네시아는 원자재 수입이 늘어나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재정부는 마빈스 등 신흥시장 진출 확대 방안을 내년 대외경제전략 1순위로 올려놓고 이들 국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예정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주요20개국(G20) 등을 통한 국제협력 강화, 수출입 교역 확대, 자원투자 활성화, ODA를 통한 개발협력 강화를 중점 추진 방향으로 정하고 이들과의 협력을 더욱 끈끈히 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G20 멤버인 호주ㆍ인도네시아ㆍ남아공과 협력을 통해 신흥국 입장을 반영, 글로벌 거버넌스 개편을 주도하기로 했다. 또 마빈스 국가와의 FTA 체결을 통해 시장개척과 적극적인 교역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호주와는 FTA 체결 조기 완료, 멕시코와는 협상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베트남과는 아세안과 별도로 FTA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마빈스를 전략 투자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 내 자원협력위원회를 활성화하고 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나이지리아에 대한 ODA를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 남아공에 대외협력개발기금(EDCF) 주재원을 신규 파견하고 인도네시아 등에 주재원을 증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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