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래경쟁력 인재양성에 달렸다] <4> 한국적인 것이 경쟁력

한류, 한국학 열풍으로 발전시켜라<br>학계, 문학자료 DB화·한국어 번역 SW 개발<br>해외대학·연구소와 교류협력·학술지 발간도<br>관리 일원화, 체계적 컨텐츠 육성·보급 절실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의 ‘한류(韓流)’ 열풍이 뜨겁다. 수년전부터 일기 시작한 한국인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은 단지 드라마, 영화, 가요 등 대중문화에만 머물지 않고 한국산 제품, 한국어, 한국의 음식과 문화 등 전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이런 흐름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문화, 특히 한국 자체에 대한 학문적 접근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BK21 사업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인문사회분야에 대한 연구지원 사업도 벌여 한국관련 자료를 체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단계 사업기간 중 전국 11개 대학 18개 사업단에 순사업비 2,000억원(인건비 제외) 중 약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한국학(韓國學)’ 또는 ‘아시아학’ 정립의 기초를 쌓았다. ◇한국어문학 자료 DB화 및 전통고전 번역=고려대 한국학교육연구단은 한국어문학에 관한 기초 자료를 DB화하고, 한국어 번역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또 한국의 전통 고전작품들을 외국어로 번역하거나 한국소개 책자를 영문으로 발간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아울러 해외 대학 및 연구소들과의 교류협력 사업도 활성화시켰다. 출범초기부터 한국학 연구의 국제적 협력을 목적으로 세계적 수준의 학술지 발간에 착수해 ‘동아시아학 저널(Journal of East Asian Studies)’이라는 성과물을 얻었다. 학술지의 편집위원회에는 미국, 일본, 중국, 타이완 등 동아시아 연구관련 저명 학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 특히 미국의 아시아재단, 타이완의 히말라야재단ㆍ장경국학술재단 등의 지원도 얻어 냈다. 또 미국 버클리소재의 노틸러스(Nautilus) 연구소와 파트너쉽을 체결, 지난 2002년부터 한반도와 관련한 연구물을 공유하고 있다. ◇학제간 연구 통한 ‘동아시아학’ 거점 확보=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권 교육연구단은 BK21 사업을 통해 한국의 방대한 기록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전파하는 데 기여했다.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호적자료를 DB화하는 한편 대표적인 기록물인 족보에 IT 기술을 접목, 한국학 연구의 기초자료를 축적시켜 왔다. 연구단은 또 국제학술 세미나 개최 및 영문 저널 발간 등으로 ‘동아시아학’ 정립의 기반을 다졌다. 동아시아학술원 설립(2000년), 동아시아학 협동과정 신설(2002년), 학부내 동아시아학 연계전공 신설(2004년) 등을 통해 베트남ㆍ몽고 등 해외 한국학 전공 연구진을 유치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넓혀 왔다. 그 결과 성균관대는 중국과 일본을 잇는 ‘동아시아학’ 삼각교류 체제의 거점기지로 부상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학과들간 닫혀 있는 장벽을 헐어내는 본격적인 학제간(學際間) 연구를 통해 분과학문이 가진 폐쇄성을 극복하려 한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체계적인 컨텐츠 개발과 보급에 나서야=최근 들어 대학 외부에서도 한국학의 현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학중앙연구원(舊 정신문화연구원) 주최의 ‘2005 세계한국학자대회’가 국내 처음으로 열렸는가 하면 같은 달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 주관으로 ‘제1회 해외도서관 사서 워크숍’도 국내에서 열렸다. 그러나 정작 해외에서는 한국을 알려고 해도 제대로 된 자료가 없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통문화와 관련한 학술 자료는 양적으로도 크게 부족해 체계적인 연구가 어렵다는 것이 해외 연구자들의 불만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학 관련 기관들이 교육인적자원부, 외교통상부, 문화관광부 등으로 분산ㆍ중복돼 있어 한국관련 자료의 해외 공급체계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길상(48)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 소장은 “세계적으로 한국학과 개설이 늘고 연구자도 많이 생기고 있지만 일본ㆍ중국 등에 비해서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며 “한류를 한국에 대한 체계적인 관심으로 연결하기 위해 컨텐츠 개발과 보급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강동호 차장(팀장), 이재철 기자, 대전=박희윤 기자, 창원=황상욱 기자, 진주=현민우 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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