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아소 다로 시대 개막] 총선 임박… 경제 살리기엔 '한계'

과도정부로 11월 중의원선거 치중 불가피<br>전문가들도 "부양책 제대로 실행될지 의문"<br>국수주의자… "한·일 관계는 더 경색" 전망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이 22일 아소 다로(麻生太郞ㆍ66) 당 간사장을 23대 총재로 선출해, 곧 아소 다로 정권이 열리게 됐다. 관측통들은 오는 24일 총리 지명과 함께 25일 공식 출범하게 되는 아소 정부가 1년 미만의 과도체제의 성격을 띠며 중의원 선거 관리에 치중할 가능성이 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일본 경제를 살리는 데에는 한계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21일 민주당이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를 3번 연속 대표로 선출한데 이어 자민당도 이날 아소 체제를 꾸림에 따라 여야 정치권이 모두 차기 중의원 선거체제로 공식 전환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아소 총재는 공식적으로 후쿠다 전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 총리 자리를 맡게 된다. 하지만 자민ㆍ공명 연립여당은 경기 후퇴에 따른 민심악화를 막기 위해 가급적 조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늦어도 오는 11월까지는 총선거를 치른다는 구상이다. 당초 아소 총재는 10월말에 총선을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임시국회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임 총재가 발표한 종합경제대책을 포함한 2008년도 추경예산안을 처리한 후 11월 초순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만큼 아소 총재도 정권욕심 사로잡혀 경제를 경시한다는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미국ㆍ유럽 등 주요국가와 공조체제를 다지고, 저소득층 감세 연장, 중소기업 특별 융자 등을 통해 경기회생에 주력하겠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후쿠다 전임 총리 때 내놓은 11조엔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비롯해 그간 추진돼 온 각종 정책이 제대로 실행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아소 내각으로서는 차기 정권을 위해 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어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제 정책을 계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의 구도가 이어진다면 11월 무렵 있을 총선에서도 자민당이든, 민주당이든, 어느 쪽도 과반을 확보하기는 힘들어 정국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한ㆍ일 관계는 후쿠다 전 정권 때보다 더 경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아소 총재가 과거 독도나 교과서 문제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일본의 보수주의 입장을 대변해 온 국수주의 색채가 짙은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노회한 후쿠다 총리와 달리 솔직 담백한 성격이라 한ㆍ일 관계가 의외로 잘 풀릴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조선인들 원해 창씨개명" 등 망언 악명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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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소다로는

일본 내 대표적인 강경 보수로 통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총재는 왜곡된 역사인식과 망언으로 악명이 높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시절 외상을 지낸 아소는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해서 이뤄졌다" "6ㆍ25전쟁은 일본에 도움이 됐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 "우리에게 야스쿠니 신사는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와 같은 곳이다. 야스쿠니 참배는 정당하고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발언, 주변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아소 총재의 증조부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징용으로 악명 높은 아소 탄광 창업주다. 외조부는 전후 첫 총리였던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장인은 스즈키 젠코(鈴木善幸)전 총리로 화려한 정치가문을 자랑한다. 일본 귀족 학교인 가쿠슈인대를 거쳐 스탠퍼드대학과 런던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이후 가업인 아소산업 사장을 지내다 79년 정계에 입문했다. 현재 그는 후쿠오카 8구에서 9선 의원이다. 그는 대중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01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총리에 큰 표차로 졌고, 2004년엔 아베 전 총리, 지난해 9월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에 패했다. 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 당내 세력을 확보하고 국민적 인지도도 높였다. 만화 애호가이자 몬트리올 올림픽 때 사격 대표로 출전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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