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포르투갈·스페인, 그리스 전철 밟나

국채금리 급등에 우려 확산… 유로존 조기 진화 안간힘


국제금융시장이 그리스의 국채교환 성공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이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다른 재정위기국의 국채금리가 다시 슬금슬금 '경계구역'으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간) 새롭게 거래가 시작된 그리스 국채도 거의 부실채권 취급을 받는 등 그리스 사태 봉합은 너무도 빨리 시장에서 효력을 잃어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법에 따라 발행된 1,772억유로의 국채를 모두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국법에 따라 발행된 285억유로 규모의 국채교환은 오는 23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국채교환이 순조롭게 진행되자 이날 벨기에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정례회의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돌입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그리스의 지급능력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하다. 새로 교환된 국채 가운데 11년 만기물은 19% 정도까지 치솟은 상태다. 더구나 한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다른 유로존 국가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찌감치 '제2의 그리스'로 지목돼온 포르투갈과 유럽 경제강국인 스페인이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포르투갈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말 1,184bp(1bp=0.01%)에서 이날 1,246bp로 급등했고 스페인의 CDS 프리미엄은 같은 기간 370bp에서 410bp로 올라섰다. 신용도가 나빠지면서 당연히 국채금리도 높아(가격하락)졌다. 포르투갈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들어 계속 13%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스페인의 10년물 금리도 최근 들어 5%대로 진입했다.

관련기사



런던 소재 BNP파리바의 마테오 레제스타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은 그리스가 유일한 (채무조정) 국가라고 보지 않는다"라며 "포르투갈이 부채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는 다음 타자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ㆍ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포르투갈 국채에 정크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스페인이다. 유로존 5위 경제국인 스페인이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에 빠질 경우 유럽은 물론 세계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스페인 재정 문제와 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그리스 문제를 일단락 지은 회원국들은 올해 재정적자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워진 스페인으로 논의의 초점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스페인이 올해 목표로 했던 재정적자 감축비율을 맞추기 어려워졌음에도 스페인의 요구를 수용해 목표치를 수정하는 등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눈에 띄게 타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날 재무장관들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를 당초 목표치인 4.4%보다 대폭 완화한 5.8%에 맞추겠다는 스페인의 요구를 일부 수용, 올해 재정적자 비율을 5.3%로 바꾸는 데 합의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이날 스페인이 위기국가로 거론되는 데 대해 "스페인은 제2의 그리스가 아니다"라며 시장불안을 애써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였다.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