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은 허균이 1610년 전후 시기의 혼미한 국정 상황을 풍자하고 영웅적 역사 인물 홍길동을 내세워 주변의 서출들이 지녔던 혁명에 준하는 발상을 격려하기 위한 한국판 ‘수호지’입니다.”
설성경 연세대 명예교수(사진)는 26일 오후 7시 서울시교육청 영등포평생학습관에서 열린 ‘한국고전의 비밀스런 탐독’두번째 강의에서 ‘홍길동전’을 주제로 당시의 시대상황과 작품의 탄생에 얽힌 뒷얘기를 풀어냈다. 지금까지 홍길동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1500년 조선왕조실록에 ‘강도 홍길동’이라는 기록을 근거로 허균이 소설로 승화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관공서의 견본 문서를 보면 이름 칸에는 대부분‘홍길동’으로 적혀있을 정도로 홍길동은 한국인의 대명사와 같은 인물이다. 그런 홍길동이 과연 강도였을까요. 홍길동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떻게 한국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광해군시대의 정치적ㆍ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알아야만 홍길동전의 문학적 의미와 이해할 수 있다. 이번 강의를 듣고 나면 홍길동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오늘날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며 강의를 이어나갔다. 설 교수는 한국 문학을 연구해 온 주요 학자들이 주장하는 실제인물 홍길동에 대해 설명하고 역사적 기록을 통해 그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전 인문학 강좌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좌에서 설 교수는 홍길동전에 이어 ‘우화로 엮은 민중의 정치의식, 별주부전(12월3일)’‘사대부의 꿈과 욕망, 구운몽(12월10일)’등을 주제로 강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12월17일 채수정 판소리연구소장이 판소리를 함께 배울 수 있는 강의를 이어간다.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 강좌는 한국고전을 깊이있게 소개하는 ‘한국고전의 비밀스런 탐독’외에도 한국건축, 고지도, 철학, 서양고전 등을 주제로 한 풍성한 인문학 강좌가 열리고 있다. 강의신청은 무료이며,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