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화날 땐 거울 보라고 조언한 세네카

■화에 대하여(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사이 펴냄)


고대 로마 철학을 대표하며 후기 스토아 철학의 주요 인물인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BC.4~AD.65)에게는 '화를 잘 내는' 동생 노바투스가 있었다. 어느 날 동생은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책으로 써 달라"며 형에게 부탁했고, 그들이 주고받은 편지글이 '화'에 대한 최초의 저서인 이 책의 기반이 됐다.

저자는 화란 무엇인지 정의한 뒤 왜 우리는 화를 내는지, 화는 우리 인생에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또한 화는 억제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를 철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철학적 논쟁을 통해 그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더불어 칼리굴라 황제, 알렉산드로스 왕, 크세르크세르, 캄비세스, 플라톤 등 역사적 인물들의 사례를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당대 가장 인기 있는 철학자 세네카가 오로지 '화'라는 주제로 책 한 권을 쓸 정도로 그에게 이 문제는 심각했다. 당시 로마의 제정은 2대 황제 티베리우스부터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 네로에 이르기까지 "관용을 망각하고 적의와 분노가 소용돌이 치는 시대"였다. 세네카는 사람들이 쉽게 격앙되곤 하는 광기에 시대에 살고 있었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기"를 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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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세네카는 화의 치료법 중 하나로 "화를 폭발시킬 때, 당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라"고 제안한다. 화가 났을 때는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인데, "화를 낼 때 사납고 괴물스럽고 흉측하고 추악하게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2,000여년 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문제에 대해 답을 찾으려 했던 세네카의 스토아 철학이 현대인을 위한 '공감과 치유'에 유용하게 다가온다. 1만3,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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