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개미군단들은 인터넷 주로 몰려들고 있는데 반해 인터넷 관련 회사의 경영진들은 보유 주식을 대거 매각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인터넷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 주식매각 시점을 늦추면 더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인터넷 관련 회사 경영진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보유주식 투매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주식분석회사인 퍼스크콜과 톰손 파이낸셜사 집계에 따르면 아메리카 온 라인(AOL)의 경영진을 비롯 회사관계자들은 지난 1·4분기중 모두 200만주 이상의 보유 주식을 매각했고, E*트레이드 경영진들도 이 기간에 500만주 이상의 자사주식을 시장에 내다 판 것으로 집계됐다.
또 데이터 브로드캐스팅 경영진은 250만주, 야후 경영진은 100만주 이상을 매각하는 등 주요 인터넷 관련업체마다 올들어 자사주 투매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 경영진들의 이같은 대규모 주식 매각은 최근 그 사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극히 이례적인 현상. 특히 대부분의 미국 회사 경영진들이 다우존스 지수가 급등하면서 보유주식 매각을 꺼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인터넷 관련회사 경영진들에겐 「팔자」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월가의 분석은 양분돼 있다. 한쪽에선 이미 인터넷 주가가 상당폭으로 오른 만큼 단순히 매매 차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는 가하면 다른 한편에선 인터넷 주가의 폭락에 대비한 사전 대응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AOL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보유주식 매각에 대해 『보너스 대신 스톡 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매각, 차익을 얻기 위한 것이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월가의 다른 분석가도 『인터넷 관련회사 경영진들의 보유 주식매각은 주가상승의 과일을 따먹으면서 포트폴리오를 도모하려는 일반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컴팬세이션 리서치그룹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리치는 『일반인들과 달리 인터넷 관련 경영진들은 인터넷 주가 과대 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라며 『경영진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