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와 talk, talk] 윤현도 기신정기 대표

"고부가 몰드베이스로 재도약" <br>주문업체 요구 맞춘'전가공제품'<br>수익률 높고 매출 급성장 추세<br>이르면 연말 中 공장 가동 예정<br>"금형기술 日뛰어넘는것이 목표"


“기신은 지난 30년간 몰드베이스를 바탕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이제 많이 생산하는 것을 넘어서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죠.” 오랜만에 장마비가 쏟아진 오후. 윤현도(44ㆍ사진) 기신정기 대표는 덥고 습한 날씨에도 환히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작업복을 걸치고 있었지만 금형부품업체의 대표라기보다는 말끔한 연구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윤 대표는 옛 LG반도체의 연구원 출신이다. 윤 대표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세계를 이끌기 시작할 시절, 반도체 개발 일선을 누비던 열망을 아직 가슴에 품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99년 아버지가 창업한 회사에 들어와 2003년 대표로 취임했다. “75년 단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기신정기는 양적으로는 많이 성장했지만 내부 시스템이나 직원들의 복리후생 등의 면에서는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습니다. 회사가 커가는 만큼 내부의 모습도 차근차근 발전시켜야죠” 라고 말하는 윤대표의 눈빛에서 성장하는 기신정기의 활기가 느껴졌다. - 반도체와 금형부품은 차이가 큰 업종인데요 처음에 괴리감 같은 건 없으셨나요. ▦금형 쪽에서는 몰드베이스를 ‘산업의 쌀’이라고 말합니다. 제품의 형태를 만드는 게 금형인데, 그 금형을 끼우는 틀이 바로 몰드베이스잖아요. 제품이 나오는 근본인 셈이죠. 근데 반도체 업계에 있을 때도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반도체든 몰드베이스든 둘 다 완제품 형태가 아니라 어떤 제품이 있게 하는 밑바탕이라는 점에서는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사실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죠. 이과공부만 하던 사람이 재무제표 등 문과적인 업무를 해야 하니까요. 어느새 기신정기에서 일한 지 9년째입니다. 연구원으로 일한 햇수와 같아졌어요. 이제야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 것 같네요. - 2003년 CEO 취임 직후 성장이 가팔랐던 것 같습니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성장률이 두 자리수를 이어갔습니다. 제가 대표로 취임해서가 아니라 기신이 가지고 있던 저력 때문이었죠. 다만 2006년에는 환율 하락으로 휴대폰이나 자동차 등 수요산업의 경기가 좋지 않아 잠시 주춤했습니다. 올해는 반대로 환율이 올라 수출이 호조입니다. 올해 매출 목표가 760억원 정도인데 지금 상태로는 목표액을 조금 상회할 것 같습니다. -중국법인을 설립하셨지요? ▦네. 우리 회사가 51%의 지분을 투자해 ‘기신정밀모구유한공사’라는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빠르면 금년 말에 가동합니다. 3년 정도 손익분기를 맞춰나가는 시기를 거쳐야겠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나무 한그루를 심는 것이죠. 자체적으로는 본사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 최근에 가장 신경을 쓰는 일은 무엇입니까? 사업 쪽으로는 몰드베이스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하는 것이죠. 기존 제품은 냉각수 구멍을 뚫고 표면을 다듬는 공정까지만 진행하는 데 저희가 새로 주력하는 ‘전가공제품’은 금형을 끼우기 직전까지 필요한 모든 공정을 주문업체 요구에 맞게 추가가공한 제품입니다. 공정을 많이 거친 만큼 일반 제품보다 두배 정도 수익률이 높죠. 현재 이부분 매출은 매년 20% 정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설비도 계속 늘리고 있고요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제가 대학에 들어가던 84년도에는 반도체가 나라를 이끌 것이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교수님이 왜 지원했냐고 여쭤 보시길래 “반도체 기술로 일본을 한번 이겨보고 싶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어요. LG반도체를 퇴사할 당시에 한국반도체산업은 일본을 뛰어넘었죠. 이제 저는 금형 쪽을 하고 있는데 아직 금속 프레스 부분에서는 선진국보다 기술이 많이 떨어집니다. 국내 금형기술과 산업이 미국이나 일본 이상으로 발전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전 연구원 출신이라 그런지 잘 되지 않는 걸 개선하고 해결하는 쪽이 적성에 맞더군요.
■ 몰드베이스 점유율 1위… "2010년 매출 1,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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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정기는 1975년 윤종수 현 기신정기 회장이 창업한 기신산기를 모체로 하는 금형부품 생산업체다.
설립 초기에는 플라스틱 사출용 금형부품인 몰드베이스를 주로 생산하다 97년 인천 남동공단에 자리를 잡으면서 금속금형을 위한 다이세트와 정밀가공 플레이트도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몰드베이스 분야에서 국내 시장의 55%를 차지하는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중국 천진에 3만6,000㎡ 규모의 대지를 확보, 기신정밀모구유한공사를 설립해 내년 1월부터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자회사로 금형제조업 및 무역업, 전기 전자제품 제조판매업을 하는 삼일메가텍을 두고 있다.
2006년 576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618억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매출 1,000억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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