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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산책/12월 22일] 격려의 잔을 높이 들자

"틀린 점을 고쳐주는 것도 좋지만 격려해주는 것이 더욱 유익하다." 세계적인 문호 괴테는 삶의 원동력인 격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활에 지친 사람에게는 격려가 보약이다. 가까운 사람의 격려 한마디는 상대방의 삶을 변화시키며 그를 오랫동안 기쁘게 하는 위력을 갖고 있다. 그 사람을 인정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격려의 샘물이 솟는다. 긍정적 생각이 좋은 결과 만들어 한국인은 타인의 장점을 보고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하기보다 잘못을 들추며 비판하는 데 익숙한 편이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누구의 장점을 표현하면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한 아부로 생각한다. 스스로는 칭찬받고 싶어하면서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데는 인색하다. 칭찬받고 싶으면 먼저 칭찬해보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칭찬이 돌아온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다는 논리다. 누군가 가능하다고 믿어줄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 부모나 선생님ㆍ동료에게 칭찬을 먹고 성장한 학생이 비난받고 자란 사람보다 대체로 인품이 좋다. 어떤 가정주부가 집에서 기른 난초를 향해 칭찬과 격려의 말을 자주 들려줬더니 활착력이 뛰어나고 향기로운 꽃을 피운 반면 시어머니에 대한 미운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더니 시름시름 죽어갔다고 한다. 평상시에 사용하는 말은 자신과 상대방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현대인은 칭찬과 격려에 목마르다. 중책을 맡은 지도자일수록 더욱 인정받고 싶어하며 애정 어린 격려를 호소한다. 이명박(MB)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오찬 모임에서 "재임기간에 잘못된 것을 꼭 올바른 제자리에 갖다놓겠다"며 "비판보다 격려가 큰 힘이 된 만큼 많이 격려해달라"고 주문했다. MB는 이어 "부정적인 마인드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일의 우선순위에 따라 최대한 웃으며 국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이 진심으로 대통령을 성원할 때 성공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MB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주역인 기업인을 다각도로 격려해야 한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6일 경제5단체가 제출한 70여명의 경제인에 대한 사면 건의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여 그들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신명 나게 일하도록 할 때 대한민국의 국력은 커진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경제 주체들이 서로 아끼며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럼 격려가 되는 최고의 말은 무엇일까. 예컨대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다" "당신과 함께 하니 행복하다" "나는 당신을 굳게 믿는다" "나는 당신이 정말 참 좋다" 등이 아닐까. 이제 열흘만 지나면 글로벌 경제위기의 터널을 벗어나 호랑이처럼 포효할 희망찬 2010년이 열린다. 내년은 한일합방 100주년이며 6ㆍ25 전쟁이 발발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우선 내면의 나쁜 기억을 말끔히 정리하고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힘차게 출발하자. 어떤 태도로 주어진 현실을 바라보고 상대방을 어떻게 여기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경제력을 비롯, 사람들의 외모와 도시 건물, 도로, 환경, 교통 수준 등 외형조건은 이미 선진국이다. 그러나 책임의식과 공동체 문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 면에서는 중진국 수준이다. 선진 시민의식은 어느 날 갑자기 형성되지 않는다. 배려와 이해로 선진의식 높이길 국민 전체가 선진국 시민이 되겠다는 믿음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할 때 가능하다. 대안 없는 비판을 자제하고 값진 성과물을 만들도록 격려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정치권과 지역주민들이 복잡하게 얽힌 세종시 문제나 내년 예산안 처리, 4대강 정화사업 등을 선진의식으로 풀어갈 때 국격이 높아진다. 요즘 송년모임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송년회에서는 건배사와 덕담이 오고 간다. '고사리(고맙습니다ㆍ사랑합니다ㆍ이해합니다)'와 '미용감사(미안합니다ㆍ용서해주세요ㆍ감사합니다ㆍ사랑합니다)' '이사잔(이상은 높게ㆍ사랑은 깊게ㆍ잔은 우아하게)' 등등. 송년회 때 만나는 사람은 자신에게 무척 가까운 존재다. 서로 따뜻하고 애정 어린 마음으로 용서와 격려의 잔을 높이 들고 '미용감사'를 합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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