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수출기업의 환위험 관리 필요성

노병인 <수출보험공사 환변동관리팀장>

지난달 21일 중국이 마침내 위안화를 달러당 8.28위안에서 8.11위안으로 2.1% 평가절상했다. 이번 절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고 절상폭도 예상보다 적었다. 하지만 중국이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폐지하고 복수통화바스켓 방식에 의한 관리변동환율제로 이행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치는 앞으로 지속될 위안화 평가절상의 첫번째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5% 절상을 예상하고 있고 미국은 10% 절상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위안화 절상에 따라 원화도 동반 절상될 수밖에 없다.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은 연말 원ㆍ달러 환율을 세자릿수로 전망한다. 원화절상은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올초 환율 급락으로 수출기업들은 상당한 환차손을 입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타격이 컸다. 상반기에 일시적으로 1,000원선이 무너지자 환위험 관리의 필요성이 부각됐고 이에 수출보험공사가 운영하는 환변동보험 가입액은 올 상반기에만 8조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나 증가했다. 하지만 환율이 급락할 때에만 선물환거래나 환변동보험 등으로 환위험을 관리하겠다는 태도는 금물이다. 헤징(hedging)의 의미는 환율을 고정시킨다는 것이므로 환차익을 추구하고 환차손을 회피하겠다는 투기의 의미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제조업 이익의 원천은 좋은 제품을 경쟁력 있게 만들어 파는 데서 나온다. 이것이 영업이익이고 장기적인 기업생존과 발전의 척도가 된다. 환차손익에서 발생하는 비경상이익은 말 그대로 일시적인 손익일 뿐이다. 거액의 환차익을 추구한다면 그만큼의 환차손도 감내해야 한다. 환위험 관리는 환율에 대한 손해를 미리 대처할 수 있다는 예방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환위험을 관리하는 대처 방안에는 외화자금의 유출입을 조절하는 것, 자산ㆍ부채의 포지션을 조정하는 것, 선물환이나 통화 옵션을 사용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은행과 직접 거래를 할 때 신용도나 거래 비용면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으므로 환변동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환변동보험은 기업이 수출시점에서 고정시킨 환율보다 대금결제시점의 환율이 하락하면 환차손을 보상하고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환수해 환위험을 관리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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