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농가가 100곳을 넘은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도 급속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이 살처분ㆍ매몰 작업과 함께 경기ㆍ인천ㆍ충청ㆍ강원 지역의 모든 소와 종돈ㆍ모돈에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하기로 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불과한 실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9일 경북 봉화읍 적덕리 돼지농가, 충북 청원군 오창읍 성재리 한육우농가, 강원 대화군 대관령면 한우농가 등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전남 영암군 시종면 신연리에 위치한 가금류 농장 3곳에서 잇따라 AI가 확인됐다.
정부는 구제역이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경기ㆍ인천ㆍ충청ㆍ강원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추가로 구제역 백신 예방접종에 들어갔다. 특히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은 호남ㆍ경남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 또는 인근 지역 전역에도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북의 정읍ㆍ김제ㆍ익산ㆍ부안ㆍ군산의 소, 종돈ㆍ모돈과 경북의 의성ㆍ봉화ㆍ영덕ㆍ청송, 경남과 인접한 경산ㆍ청도 지역의 모든 소와 모돈ㆍ종돈에 대해서도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추가 백신 접종을 통한 이번 방역이 실패하면 구제역은 전국으로 확산된다.
이로써 지난해 11월28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이제 인천ㆍ경기ㆍ강원ㆍ충북ㆍ충남ㆍ경북 등 6개 시도, 52개 시군, 115곳으로 급속히 늘었다. 살처분ㆍ매몰 대상 가축도 3,305농가의 128만2,345마리로 늘면서 보상금 등 정부 지출도 1조3,000억원대로 크게 증가했다. 정부가 백신 접종을 확대함에 따라 전체 접종대상은 소 217만3,000마리, 돼지 61만1,000마리 등 모두 278만4,000마리로 늘어났다.
AI 역시 지금까지 모두 20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돼 이 가운데 충남 천안ㆍ아산, 전북 익산, 전남 영암 등 3개 시도, 7곳이 AI로 확인됐다. 전남 구례ㆍ함평ㆍ나주, 충남 서천, 경기 안성에서 나온 나머지 12건의 의심신고는 정밀검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