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30일 열린 중앙위 치사를 통해 신당 창당을 위한 기득권 포기 의지를 거듭 천명하면서 당내 파벌 불허와 함께 큰 폭의 물갈이까지 예고했기 때문이다.현재로서는 이같은 기득권과 파벌의 중심이었던 동교동계는 일부 핵심을 제외하고는 신당 창당과정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는 것은 물론 새로 출범할 신당의 당직에서도 그 몫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회의 한화갑 사무총장이 최근 『동교동계가 신당에서도 지금처럼 당직에 대거 진출해 있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고 김옥두 총재비서실장을 포함한 다른 동교동계 인사들도 『때가 되면 언제든지 물러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있다.
국민회의 권노갑 고문도 지난달 12일 이만섭 총재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한 직후에는 앞으로 당에 상근하며 李대행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최근에는 공식 회의가 열릴 때만 당을 찾을 뿐 주로 당 외곽에서 활동하고있다.
그러나 기득권 포기가 큰 폭의 물갈이론과 연계되기 시작한 이후 동교동계는 자신들이 1차적인 표적이 되는데 대해 불쾌감을 내보이면서도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않음으로써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상당수 인사들은 이같은 기류에 대해 공천을 받는 것도, 국회의원이 되는 것도 다 팔자라며 「팔자론」을 펼쳤다.
이들 핵심 가신그룹들은 자신들을 제외한 범동교동계가 대부분 과거 야당시절 정권교체를 일념으로 일생을 바쳐온 인물들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정리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기준에서 볼때 이들은 신지식인도, 전문가도 아니어서 21세기 개혁 신당의 얼굴로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원외위원장으로 해당지역에 연고를 뿌리깊게 자리잡은 가운데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동교동계 핵심들은 당선 가능성이 낮은 인물들을 설득시켜 다른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여론이 강해 고심하고 있다.
황인선기자ISH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