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일본 반도체·TV社 "한국 타도" 대반격

D램·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 1분기만에 3~4%P 급등<br>엘피다, 키몬다社와 제휴 삼성전자 아성에 도전<br>파나소닉, 32인치 PDP TV 출시 "LG전자와 한판승부"

일본 TV와 반도체 업체들이 노골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를 겨냥해 반격에 나섰다. 공격이 거세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주력시장인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1분기 만에 3~4%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침체와 한국 업체들의 공격적 경영전략에 밀려 움츠러들었던 일본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우선 반도체 분야에서는 일본 엘피다가 '타도 삼성전자'를 공개적으로 외치고 나섰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회장은 최근 "선두업체인 삼성전자가 시장을 안정시킬 책임이 있음에도 수급 문제를 중재하지 못해 D램 가격이 하락했다"면서 정면으로 비판한 뒤 "시장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세계 최대 D램 업체가 되려 한다"며 삼성전자의 아성에 도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엘피다는 매각설이 불거진 키몬다와의 제휴를 통해 영향력을 높이고 있으며 이에 맞춰 키몬다는 D램 출하량 증가율을 시장 평균의 절반 아래인 20~3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공급을 줄여 시장 가격을 높이겠다는 의도이자 삼성의 페이스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점유율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아이서플라이의 발표를 보면 삼성은 올 1ㆍ4분기 D램 시장에서 30.6%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0.4%포인트에 그쳤다. 2위인 하이닉스반도체는 18.6%로 오히려 0.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엘피다는 13%에서 14.5%로 1.5%포인트나 뛰어 올랐다. D램 익스체인지의 낸드플래시 시장조사에서도 삼성은 1ㆍ4분기 39.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점유율은 전분기보다 1.6%포인트 내려앉았다. 하이닉스도 17.5%로 전분기보다 3.5%포인트나 빠졌다. 이에 반해 최근 공격적 투자에 나선 도시바는 26.4%로 전분기보다 4.1%포인트나 상승했다. 가전업체들의 반격도 본격화할 분위기다. 소니는 오는 8월 말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한국 업체에 밀린 TV 시장에서의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소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ㆍLG전자의 두 배에 이르는 총 6,000㎡의 부스를 사용할 계획이다. 올 CES에서 제대로 된 신제품을 보여주지 못했던 소니가 IFA를 계기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임을 엿볼 수 있다. 소니는 이번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TV 등의 신제품과 카메라ㆍ게임기 등 다양한 제품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PDP 1위 TV 업체인 파나소닉은 LG가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던 30인치대 PDP T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파나소닉은 30인치대 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소극적이었지만 LG가 재미를 보자 32인치 PDP TV를 출시, LG와의 한판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이 올 D램 생산량을 100% 늘리고 TV 시장에서 첨단 디자인의 LCD TV, OLED TV 등을 내놓으면서 국내 업체들이 수성에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현 시장추세를 보면 한국과 일본 간의 경쟁은 혈전(血戰)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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