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뇌졸중, 뱀 독으로 치료할 날 올듯

뇌에 치명적인 5대 질병 심층해부… 파퓰러사이언스 10월호 발췌


뇌에 피해를 주는 질병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놀랍게도 600여개에 달하는 질병이 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질병 가운데서도 우울증ㆍ파킨슨병ㆍ알츠하이머병ㆍ뇌졸중ㆍ자폐증 등은 가장 위험한 ‘5대 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모두 발병하면 실명ㆍ치매ㆍ신체마비 등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오는 무서운 것들이다. 인간의 두려움이 큰 질환일수록 관련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 또 다른 과학의 역설이다. 파퓰러사이언스 10월호는 고령사회 최대의 적으로 꼽히면서도 미래 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나날이 무르익어가고 있는 이들 5대 뇌질환을 심층 해부하고 있다. ◇ 자살의 주범, 우울증 우울증은 뇌세포가 다른 뇌세포와 접속하지 못하면서 발병한다. 정확한 환자 수는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에서만 1년에 3만명이 우울증 때문에 자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7분당 1명꼴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우울증 치료제의 효과가 환자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제인 셀렉사를 복용한 우울증 환자의 경우 28%만이 14주간의 복용 끝에 병을 극복할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되기까지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우울증을 물리치는 가장 유망한 전략으로 유전자를 두뇌에 넣어 완전히 새로운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는 방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알리를 'KO'시킨 파킨슨병 현재 60세 이상의 미국 인구 중 1%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고 있지 않지만 뇌 화학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들이 파킨슨병의 위협이 엄습한다는 사실은 밝혀졌다. 도파민 수치가 떨어지면 뉴런이 비정상적으로 흥분해 파킨슨병의 일반적인 증상인 발작 증세가 일어나는 것이다. 파킨슨병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내는 뇌 기능 장애는 뇌졸중과 알츠하이머병뿐이다.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한 도파민 촉진 약물은 파킨슨병 초기에 발작을 완화시켜준다. 증상이 심한 파킨슨병 환자들은 외과수술을 통해 뇌에 전극을 장착, 운동을 관장하는 뇌 부위를 자극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전극 이후 가장 유망한 치료법은 유전자 요법이다. 지난해 여름 유전자 요법의 첫 임상실험이 코넬 의대의 신경외과에서 12명의 환자에게 실시돼 12명 중 10명의 증상이 호전됐다. ◇ 영혼을 갉아 먹는 알츠하이머병 . 알츠하이머병이 나타나는 이유는 역시 단백질 때문. 잘못된 유전정보는 신경세포 사이 또는 신경세포 내에서 단백질이 얽히고 설키게 한다. 그 결과 뉴런이 죽고 기억이 사라지며 치매가 나타난다. 특정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의 증세를 악화시키기도 하지만 현재 알려진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신경세포의 급속한 파괴를 막을 치료법은 없다. 다만 증세 완화에 중점을 둔 약물 2가지가 있다. 이 약물들은 뇌 화학물질을 조작, 뇌세포 간의 교류를 도와 환자들에게 보다 맑은 정신 상태를 제공한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막을 의약품 100여개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으로 특히 프라그 자체를 죽이는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백신을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동물의 침으로 치료 가능성이 보이는 뇌졸중 뇌졸중은 뇌에 산소와 양분을 공급해주는 수백만개의 혈관 중 하나가 응괴로 막히거나 파열을 일으켜 피의 흐름에 장애가 일어날 때 발생한다. 응괴는 뇌졸중 원인 중 80%를 차지한다. 응괴를 제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먼저 ‘TPA’. 이 약품은 혈관을 뚫어줘 뇌에 피가 통하게 해준다. 뇌졸중 발병 후 3시간 이상 지났을 때 투여한다. 또 다른 방법은 메르시 리트리버라는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 이 기기를 동맥에 집어넣어 마치 코르크 마개를 빼내듯이 응괴를 제거한다. TPA 이후의 치료법으로는 흥미롭게도 박쥐의 침이나 뱀의 독에서 나오는 화합물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화합물은 TPA와 마찬가지로 혈액을 희석시키며 응괴를 없애지만 주변 조직에는 피해를 덜 입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어린이 최대의 적, 자폐증 과학자들은 유전적 및 환경적 요인으로 자폐증이 발병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자폐증을 일으키는 잠재된 신경학적 문제를 치료할 방법이 없다. 다만 프로작이나 리탈린과 같은 약이 강박적이고 신경증적인 행동을 완화시키고 환자들의 집중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다. 자폐증은 그 실체가 가장 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의 치료 전망도 불투명하다. 다만 최근 한 연구소는 긍정적인 단서 하나를 잡아냈다. 자폐아의 어머니 중 20~25%는 태아의 뇌에 대해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폐아가 자궁 안에 있을 때 어머니의 면역체계가 자폐아의 뇌를 공격했다는 의미다. 이 연구가 진척될 경우 임신 중 항체를 제거해 자폐아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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