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수비상 정부부터 근검을(사설)

올 세수부족이 당초 우려했던대로 현실로 나타났다. 재정경제원이 잠정 집계한 상반기 세수실적은 33조6천3백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가 늘었다. 그러나 올 연간 세수목표 74조3천억원의 45.5%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금년도 연간 세수부족액은 3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수 비상 사태다.재경원에 따르면 상반기중 세수 증가율은 예산상의 세입 증가율 13.9%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수준이다. 세수 진도도 지난 3년간의 상반기 평균인 48.9%보다 크게 낮다. 세수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장기적인 경기하강에 따른 기업채산성 악화가 주인이다. 실업증가로 종합소득세·근로소득세·특별소비세의 실적도 좋지 않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소득세는 전년 같은기간 대비 3.3%, 법인세는 9.3%가 감소했다. 주세도 세수의 70%를 차지하는 맥주출고가 부진한데다 세율도 1백50%에서 1백30%로 내려 31.7%나 줄었다. 특별소비세는 겨우 3.3% 증가했을 뿐이다.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차원에서 2조원의 예산절감 운동을 펴고 있다. 여기에 또다시 1조5천억원을 절약해야 할 판이다. 올해 경기상황이 작년보다 나쁜 것을 감안한다면 세수부족은 내년에는 훨씬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경원은 내년 예산 증가율을 올해(13.4%)의 절반 수준인 5∼7%선에서 묶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럴경우 농어촌 구조사업이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교육부문투자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투자우선순위에 대한 정확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가계에서 수입이 줄면 씀씀이도 줄일 수밖에 없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재정팽창 요인인 연말의 대통령선거도 돈안드는 선거가 되도록 해야한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세원발굴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세수를 늘리기 위해 무리한 세수집행이 예상된다. 이로인한 조세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정부의 합리적인 조세행정이 요청된다. 세수부족은 결국 국민들의 부담이다. 특히 근로소득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 경기침체로 법인이나 사업자들은 세부담이 경감되는 반면 해마다 확대돼 온 근로소득자들의 소득공제혜택이 금년엔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수부족을 1차적으로는 근검하는 자세로 메워 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정부소유의 공기업 매각 등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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