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닷컴서비스' 유료화를

'닷컴서비스' 유료화를[벤처 이대로 둘수없다] 5. 변준석 KTB네트워크 부장 요즘 인터넷기업들의 위기설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닷컴(DOT COM) 열풍'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사이버경제에 대한 부푼 기대가 바탕이다. 일단 사이버세계를 선점한 기업은 엄청난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마땅하다는 투자자들의 평가에서 비롯됐다. 기업가치 평가방법으로 통상적 방법대신 방문자수나 회원수 같은 간접 지표가 사용됐다. 그러나 이같은 가정이 깨지면서 나스닥을 시작으로 닷컴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인터넷기업들에 간접적 지표가 아닌 소위 '수익모델'이라는 직접적인 수익전망의 근거를 요구했다. 사실상 탓컴기업들에도 통상적인 기업가치 평가방법을 사용하겠다는 선언이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인식변화를 기업가들은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많은 인터넷기업들이 간접 지표에 집착하면서 왜곡된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엄청난 경품공세는 기본이고 막대한 광고비용과 회원수 부풀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 공급이 갑자기 중단되니 아직 실탄(돈)을 공급받지 못한 인터넷기업들은 비명을 지르며 불공정 게임이라고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같은 시각은 인터넷기업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도 문제이다. 화장품 회사가 샘플을 돌리다 경쟁사와 차별이 안된다고 실제 상품을 뿌린다면 어찌 되겠는가. 백번 양보해도 그동안 인터넷기업들의 수익 마인드가 너무 약했다는 지적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인터넷벤처들을 살리는 길은 수익 마인드만 갖추면 되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인터넷기업들의 위기의 근원은 제공된 서비스가 무료라는 가장 비경제적인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를 타파하는데서 해결책이 찾아져야 한다. 이제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분이 된 만큼 서비스에 따라 수익자 부담 원칙이 적용 돼야 한다. 광고나 전자상거래 시장이 미국보다 훨씬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인터넷기업이 수익을 내고 활성화되려면 이용자의 비용분담이 불가피한 것이다. 또 유료화가 돼야 서비스의 경쟁력도 객관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문제는 방법이다. 인터넷의 특성상 과금방법이 어렵다는 점이 제기되곤 한다. 그러나 최근 성업(?) 중인 성인 인터넷방송에서 보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먼저 유료화하기가 두려운 엄청난 경쟁상황이다. 여기서 대형 포털이나 ISP·PC통신 업체 등 인터넷 선도기업들의 역할이 요구된다. 이들이 스스로 유료화에 앞장서고 중소 CP업체들을 위해 과금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무선 인터넷시대에 지금과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동통신업체들의 과금서비스가 절실히 요구된다. 소비자의 저항도 큰 문제는 안될 것이다. 고작 월 1,000원 정도의 회비만 지불해도 100만 회원이면 연간 120억원의 수익이 가능하다. 이것이 인터넷기업의 폭발력이고 매력일 것이다. 투자자들도 결코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돈싸움 수준에 머무르는 기업들은 퇴출돼 마땅하지만 창의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정한 소비자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는 사용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투자자들도 미래가치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평범한 시장경제원리, 그것이 위기에 처한 국내 인터넷 벤처산업의 해결책이다.입력시간 2000/08/04 11:5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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