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정무수석 공백 16일째


"(정무수석 인선에 대해선) 들은 바가 없습니다."

매일 아침7시께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뤄지는 이정현 홍보수석과 기자들 사이의 백브리핑 시간에는 신임 정무수석 인선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곤 한다. 매번 나오는 같은 질문에 대한 이 수석의 대답은 "모른다"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 수석이 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수평 이동한 지 18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무수석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정무수석 공백 18일 동안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이 수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요즘 청와대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이정현 수석"이라며 "1인 3역을 혼자 다 맡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수석은 홍보수석으로서 청와대 홍보라인을 총지휘하고 있다. 또 김행 대변인과 주요 브리핑을 나눠 맡는 등 윤 전 대변인 이후 공석 상태인 남성 대변인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이에 더해 정무수석 역할까지 보완하고 있다. 지난 7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방문한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과 박범계 의원의 카운터파트는 바로 이 수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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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명이 세 가지 역할을 맡고 있는 현 상황은 임시 방편일 수 있을지언정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보기 힘들다. 특히 6월 국회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선공약 법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정무수석은 이 과정에서 여당에는 적극적인 법안 추진을, 야당에는 법안 통과를 위한 설득을 해야 한다. 게다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북방한계선(NLL) 발언록 공개를 두고 국회가 연일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야창구로서 역할도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초기에 대한 평가에는 항상 '인사 참사'꼬리표가 붙었다. 정무수석과 남성 대변인의 인선 과정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인사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사 실패는 뛰어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활동 시점을 놓쳐 임명하는 것도 결국 인사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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