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이 이달 중 서방과 핵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이란 측 수석 협상대표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을 포함한 이른바 서방 'P5+1'과 핵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사이드 잘릴리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서방과 핵 협상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정확한 협상 날짜나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1월에 협상이 열려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 짓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서방 'P5+1'은 지난해 이란과 세 차례 핵 협상을 진행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정부 관계자들과 12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협상을 통해 핵 시설 및 관련 전문가와 문서들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문제에 진전을 이뤄내면서 핵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헤르만 넥케르츠 IAEA 사무차장은 "P5+1과는 별개로 IAEA와 이란 정부가 오는 16일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구조화한 접근(structured approach)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조화한 접근은 IAEA에 쟁점이 되는 이란 파르친 기지를 비롯해 핵 관련 의혹 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IAEA는 지난해 8월 말 보고서에서 이란이 파르친 기지에서 건물을 해체하고 지상을 정리하는 등 핵 활동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란은 파르친 기지가 군사시설일 뿐이라며 고폭 실험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있어 양측 간 합의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