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발언대] '택배'는 일본식 용어 유감

21세기의 화두가 된 전자상거래가 전 업종에 걸쳐 확산되니 배달업의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이전의 기존 유통구조는 상품이 생산지에서 도매 소매를 거쳐 소비자에게 보내졌다.전자상거래로 유통구조가 크게 변화된 것은 거쳐가는 단계들이 없어지고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보내는 배달이 필요하게 된 때문이다. 소비자를 위한 배달업이 시작된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은 아니다. 미국에서 배달업이 시작된 것은 1960년대 후반부터이고 우리에게 낯익은 세계적 배달회사 페더럴 익스프레스가 업무를 시작한 것은 1973년이다. 전자상거래를 예측하고 배달업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행태가 변할 것을 예측하다보면 소비자가 보다 편한 조건에서 물건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곧 배달업의 필요로 이어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배달업을 하고 있는 빅5가 전체 물동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규모적으로 일본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에는 빅3사 정도면 적당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예측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이야기다. 국내에서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배달업의 물동량은 평균40~50%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 확장으로 몇 개의 배달 전문회사가 더 생길지 상상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렇게 배달업의 활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유감스러운 것은 국내 배달업체들이 일본식 용어인 「택배」를 넣어 상호 개명(改名)을 앞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빅3에 해당하는 회사들이 앞장서고 있다. 「물류」란 단어도 일본말을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업계에선 우리말 용어를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고 하면서 아직까지 그대로이다. 한진은 배달업을 시작하면서 상호를 「한진 파발마」라고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진택배」라고 변경했다. 얼마 전에는 대한통운이 대한통운특송에서 「대한통운택배」로 상호 변경을 했다. 특송이라 했더니 소비자들이 특별한 상품만을 취급하는 것으로 알고있어 상호를 바꾼다고 했다. 현대물류도 「현대택배」로 개명을 마쳤다. 세계적인 배달업체인 페더럴 익스프레스도 얼마 전 상호를 「페덱스(FEDEX)」로 바꿨다. 미국지역에서 신속한 배달을 의미히는 익스프레스를 상호에 붙어 30년 가까이 사용하다가 바꾼 것이다. 바꾼 이유가 맘에 든다. 초를 다투는 신속한 배달회사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보다 짧게 부를 수 있도록 상호를 줄인다고 했다. 일본을 따라하는 것들이 많지만 물류에서만은 모방보다는 우리의 것을 만드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우리의 것이 세계적이 될 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GOL123@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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