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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5년 삼성전자에 입사, 97년까지 근무하며 동남아 담당이사로 퇴직한 권순영(56)씨가 최근 우석대 한의학과 학사 편입시험에서 최고령으로 수석 합격했다. 퇴직 후 지방의 한 호텔과 전자부품회사 등에서 일하던 그는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소외와 설움으로 삶을 보내는 노인들을 보면서 남은 시간을 그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기로 마음을 굳혔다. 대기업에 다니며 남부럽지 않은 지위와 가정을 꾸렸지만 ‘베풀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자책이 두고두고 마음 언저리를 맴돌았기 때문.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 권씨는 이때부터 학원과 집을 오가며 매서운 열정으로 뒤늦은 공부에 매달렸다. 그는 “늙고 병들어 서러운 노인들을 돌봐줄 요량으로 한의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며 “학과수업에 부담이 크지만 젊은이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