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서적이다. 저자인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책에서 '먼저 피는 매화도 훌륭하지만 가장 늦게 피는 동백도 충분히 훌륭하다'며 힘든 처지에 있는 이 시대 청춘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그렇게 겨우 위로 받은 젊은이들이 '반값 등록금' 문제로 또 다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80%가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진학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청년취업률이 초래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 해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에 이른바 스팩(취업을 위한 총체적 조건)을 위한 가욋돈까지. 어느 정치인 말처럼 허리가 휠 지경이다. 속 시원한 해결책은 없고 그럴수록 청춘들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필자가 인생선배로서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보다 멀리 보라. 미끄럼틀을 내려오는 가장 빠른 길은 직선이 아닌 곡선이다. 시작은 조금 느리더라도 에너지 축적 과정을 통해 가속도가 붙으면 오히려 빨리 내려오는 원리다. 청춘이란 소위 '100세 인생'이라는 목표에 각자의 과녁을 두고 이를 명중시킬 수 있는 정확성과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활시위를 충분히 뒤로 당기는 시기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둘째, 낮은 곳을 바라보라. 자신의 위치보다 높은 곳만을 바라보다 보면 조급해지고 무리수를 두기 쉽다. 불경(佛經)에도 어떤 사람이 이웃집 아름다운 3층 정자가 부러운 나머지 목수를 불러 1층과 2층은 무시한 채 3층만 지으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 허황된 결과만을 바란다는 이야기다.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등고자비(登高自卑)'의 지혜를 가져주기를 바란다. 청춘(靑春). 이를 두고 80여년 전 수필가 민태원은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 '인생의 황금시대'라고 표현했다. 그보다 2,000여년 전 그리스 시인 호라티우스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고 했다. '오늘을 잡아라'라는 뜻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청춘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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