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개도국 공산품시장 개방 확대땐 "농업보조금 150억弗로 삭감"

슈워브 대표 DDA협상서 제안에 개도국들 시큰둥

미국이 연간 국내 농업보조금을 150억달러로 삭감할 의향을 밝혔으나 다른 개도국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의 진전을 위해 개도국들의 공산품 시장 개방 확대 등을 조건으로 미국 내 농업보조금 삭감 의사를 밝혔다. 슈워브 대표는 이날 제네바 WTO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도국들이 공산품에 대한) 시장접근을 대폭 확대하는 대신 우리의 무역왜곡보조금 총액(OTDS)을 150억달러로 낮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방안은 지난 5월 미 의회를 통과한 농업보조금 허용 액수인 연간 190억달러보다 40억달러 줄어든 것이고 지난해 6월 DDA 협상 과정에서 제시했던 170억달러에 비해서도 20억달러 낮은 액수다. 하지만 개도국들은 미국 측 제안이 아직 적정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개도국들의 대표 주자격인 브라질과 인도 등은 그 정도의 감축은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르헤 타이아나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실망스럽다”고 말했고, 파블로 솔론 로메로 볼리비아 수석대표는 미국이 지난해에 약 70억달러의 농업보조금을 지출한 점을 감안할 때 150억달러로 낮추겠다는 것은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다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그 의지가 미약하다”고 보다 많은 감축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회의는 이제 이틀째를 맞았을 뿐”이라면서 “우리는 앞으로 미국이 농업보조금을 추가로 감축하도록 만들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도의 한 외교관도 “그건 체면치레에 불과하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유럽연합(EU) 측도 미국의 제안을 일면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이 추가로 더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브뤼셀에서 낸 발표문을 통해 “현 단계에서 그것은 합리적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미국이 낼 수 있는 최종적인 액수가 아닌 만큼 그 규모는 이번주 진행되는 협상들 및 다른 부문들과의 균형에 의해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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