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달라진세돌

제1보(1~12)



당분간 이세돌의 최근 실전보를 소개하기로 한다. 원래는 핵탄두 박정환의 기보를 소개할 예정이었다. 십단과 천원을 제패한 17세의 박정환은 최근 9단이 되었으며 그의 실전보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주위에서 그에 대한 섣부른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 아직은 ‘미완의 대기’이며 머지않아 본격적인 광채를 보여줄 것이라는 얘기였다. 사실 박정환의 컬러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급속도로 기량이 자라고 있다. 그의 개성이 온전히 나타나고 그의 기량이 만개되는 데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1년 이내에 뭔가 사건을 일으켜줄 것이 확실하다. 세계선수권 가운데 하나를 움켜쥘 것이 기대된다. 그때까지 박정환 이야기를 보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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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은 7개월의 휴직 기간을 갑자기 마감하고 지난 연초에 복귀했다. 1월16일 BC카드배 예선전부터 대국에 나선 그는 연전연승을 보여주었다. 그 연승은 무려 24연승 무패의 초인적인 것이었다.

연승도 연승이거니와 그의 바둑에는 새로운 활력이 보였다. 그것은 휴직기간 동안 그의 기량이 다소 녹슬지 않았을까 염려하던 사람들의 생각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그의 바둑은 양질의 숫돌에 벼른 것처럼 한껏 날이 서있었다. 그의 바둑을 구경하는 것은 새로운 기쁨이었다. 필자는 매번 큰 설렘과 함께 그의 실전보를 기다렸는데 매번 그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실망이라니. 당치도 않다. 전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어떤 세계, 어떤 미답의 그 무엇을 새로 보여주었다. 그것을 오늘부터 소개하려 한다. 먼저 싣는 것은 중국랭킹1위 콩지에와 둔 일전이다. 이세돌의 백번. 백10이 서반의 이채였다. 참고도1의 백1이면 보통이며 백13까지의 진행이 예상되는데 이세돌은 신수나 다름없는 백10으로 콩지에의 응수를 묻고나섰다. 계속해서 실전보의 백12가 또한 서반의 이채였다. 참고도2의 백1로 올라서는 것은 흑2 이하 흑20으로 백이 재미없다고 보고 변화를 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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