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원자재값 상승 영향 예상보다 크다"
기업들의 올해 이익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요 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 1월 추정했던 올해 이익전망을 앞 다퉈 수정하고 있다. 특히 환율 및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동차ㆍ디스플레이ㆍ휴대폰ㆍ디지털기기 등 수출업체의 하향 조정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기업들의 실적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ㆍ현대 등 주요 증권사는 최근 발표된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당초 추정치에 못 미치고 환율변수와 고유가 등으로 원가부담이 늘어나면서 올해 실적도 예상을 밑돌 것으로 보이자 상장기업들의 올해 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추가 조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1월 분석 종목군인 176개 기업의 올해 순이익을 55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가 이달 들어 53조7,000억원으로 낮췄다. 또 국민은행ㆍLG필립스LCD 등 45개 기업의 이익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박천식 현대증권 계량분석팀장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 및 유가 상승 등으로 기업들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모두 발표되면 2006년 이익의 하향 조정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은 미국 기업들도 마찬가지여서 국내 기업 실적 및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삼성증권은 1월 기업들의 2006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14.6%로 전망했지만 원화 절상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일부 제조업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자 2월 들어 EPS 증가율을 11.5%로 낮췄다. 삼성증권은 이달 들어 21개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당초보다 축소 조정했다.
임정석 세종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및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올해 기업 이익이 1ㆍ4분기 정점을 이룬 뒤 2ㆍ4분기와 3ㆍ4분기에 계속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당초 올해 기업 전체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2.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크게 낮은 7~8%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릴린치증권은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 절상될 때마다 한국 증시의 EPS는 0.8% 감소하고 제조업 부문 EPS는 1.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