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오전 9시20분께시각장애인들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발하며 11일째 농성 중인 서울 마포대교를 찾아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유 장관이 농성 장소에 도착하자 시각장애인 20여명이 일제히 "살려주세요", "이렇게는 살 수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유 장관은 '시각장애인 안마업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권인희 위원장등을 만나 "헌재의 결정은 절대적으로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시각장애인이 안마 분야에서 전문 직업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강구하겠다"며 농성을 풀 것을 설득했다.
유 장관은 "헌재의 결정과 법 제도를 존중하는 틀 안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검토중"이라며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면 머리를 맞대고 짧은 시간 안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장관은 "시각 장애인의 뜻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겠으니 이제는 고생을 그만하고 비대위와 복지부를 믿고 돌아가라는 말을 하려고 왔다"며 "비도 오고 예기치않은 불상사가 있지 않을까 국민도 근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인희 비대위원장은 "종래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입법 형성권자가 법적 안정성을 꾀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며 사실상 종전 수준의 대안 마련을 요청했다.
권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대안을 잘못 마련하면 탁상공론에 그칠 수 있다. 우리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대체입법 등을 거듭 당부했다.
마포대교 난간에서 농성 중이던 시각장애인 박학성(39)씨는 유 장관에게 "안마업 말고 대안이 없다. 애초부터 직업 선택의 자유가 원천봉쇄돼 있는데 타인의 자유를 이유로 우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약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목청을높이기도 했다.
유 장관은 박씨와도 잠시 얘기를 나눴으며 "우선 농성을 풀고 실무협의회를 가동해 대안을 모색해보자"고 말한 뒤 오전 10시께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