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오라클 제치고 국내 1위

"DBMS 분야가 너무 좋아 일에 매진"<br>실시간 DB처리기술 개발 시장 70% 점유<br>이익률 30% 웃돌아…2001년이후 흑자행진



국내 대표적인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업체 알티베이스의 김기완(43) 사장은 축구 선수 이영표를 닮았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세상 이치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선수가 축구 자체를 즐겨 세계적인 선수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듯 그도 DBMS 분야가 너무 재미있어 일에 매진했고, 국내시장에서 세계적인 DB 기업인 오라클을 완전히 따돌릴 만큼 회사를 키웠다. 김 사장이 DBMS 분야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2년간 근무하다 오라클 한국지사에 둥지를 튼 지난 93년부터. 인하대 전산학과 출신으로 전공인 DBMS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볼 생각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승진ㆍ연봉에서 남들보다 앞서며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입사 7년째 되던 해,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당시 오라클이 갖고 있지 못했던 '실시간 DB처리(데이터를 디스크에 저장했다가 불러내는 방식이 아니라 메모리에 바로 올려놓는 것)' 기술을 개발해보고 싶었지만 회사에서는 기존 제품을 파는데만 집중하길 바랬다. "창업해서 크게 성공하겠다는 마음보다는 그냥 시장에서 통하고 기존 것보다 나은 신제품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컸습니다. DB 관리가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구동시키는 핵심 소프트웨어인 만큼 주위에서 '외국 기업의 아성을 깨긴 어렵다'며 말렸지만, 하고싶은 일을 그만 둘 수는 없었죠." 그는 결국 99년 11월 동료 두 명과 알티베이스를 세웠다. 힘든 고비도 많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기에 고통보다는 도전으로 여기고 연구에 매진했다. 김 사장은 "목표의식이 너무 뚜렷하면 주위에 상처를 주고, 판단이 잘못될 경우 쉽게 무너진다"며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즐거움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디어 연구 1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메인 메모리(MM) DBMS를 내놓았다. 메인 메모리 DBMS는 데이터를 디스크라는 중간저장장치 없이 곧바로 메인 메모리에 올려놓고 검색하는 방식. 도서관에서 찾는 책이 구석퉁이 서재에 꽂혀 있는 게 아니라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어 찾기 쉬운 것과 같은 원리다. 당연히 기존 디스크 방식에 비해 검색속도가 빨라 통신업계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시장의 반응은 실적으로 이어져 2001년 이후 줄곧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 고부가가치인 업종 특성상 이익률도 30%를 웃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70% 수준이다. 지난해 4월에는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디스크 기반 DBMS와 메인 메모리 DBMS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DBMS를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에는 매출 130억원, 영업이익 40억~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김 사장은 경영을 하면서 '흔들리지 않되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경영자의 덕목을 체득했다. 회사 사정이 어렵더라도 직원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기 위해 애써야 하고, 사업에 유연성을 갖고 대응하지만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사장은 회사의 성장을 좌우할 인재 키우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좋은 사람을 뽑으면 그 사람이 또 다른 인재를 데려온다"며 "80명 전원에게 연간 자기개발비로 120만원을 지급하는 등 직원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시장 개척 주력 "올 中서 30억원 매출" 알티베이스는 올해 최신 제품인 하이브리드 DBMS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에 가장 신경쓰고 있다. 특히 통신ㆍ금융업체에 비해 다소 소홀했던 국방 등 공공부문, 제조업체 등에도 주력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김기완 사장은 오라클이 지난해 6월부터 메인 메모리 DBMS 시장에 진출,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하이브리드 DBMS 출시로 기술적인 우위에 있고, 그동안 서비스 등에서 고객관리에 최선을 다해온 만큼 문제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아 올해 중국에서 20억~3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김 사장은 "DBMS가 일종의 기간 소프트웨어라 다른 제품과 달리 문화적 차이에 민감하지 않는 편"이라며 "국내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파이를 키운다는 각오로 바닥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알티베이스는 상반기 실적을 감안할 때 올해 매출목표 130억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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