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년 세계 경제 현황과 전망' 보고서 수정판에서 최근의 세계 경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저성장·저무역·저물가·저투자·저금리'의 5저와 '고주가·고부채'의 2고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엔은 이번 수정판에서 올해 및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2.8%, 3.1%로 내다봤다. 1월에 내놓은 예상치에 비해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6.0%로 1월 당시보다 0.1%포인트 낮춰잡았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 경제는 완만한(modest) 수준의 성장세를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투자 분야가 저조한 가운데 저성장이라는 '뉴노멀' 현상에 억압돼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올해 2.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 선진국 경제에 대해서도 "성장 모멘텀이 커지고 있기는 하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후유증이 여전하다"며 "고용은 부진한 데 반해 민간 및 공공 분야의 부채는 더욱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은 전 세계적인 '저물가' 현상을 야기하고 있는 원유 등 원자재의 최근 가격 하락이 원자재 수출국과 수입국 간의 올해 성장률 격차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분석에 근거해 남유럽 및 동유럽, 러시아, 독립국가가연합(CIS) 등 이른바 '과도국'의 올 성장률을 -2.0%로 예측해 기존 전망치보다 무려 3.1%포인트나 낮췄다. 반면 인도가 포함된 남아시아의 경우 "강력한 내수 및 투자·수출 증가세가 맞물리면서 경제가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및 내년 경제 성장률을 각각 6.7%, 6.9%로 예상했다. 유엔이 분류한 경제권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다.
한국 경제와 관련해 유엔은 중국·인도네시아·태국 등을 함께 묶어 "1·4분기 기준금리를 인하한 국가들이지만 부채수준이나 자산거품·자본유출 등 우려 때문에 당국의 추가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의지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불확실성 △국지적 충돌 △신흥국의 금융 취약성 등을 올해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