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판매/「수출한국」 기치 다시 세워야(IMF파고를 넘자)

◎수출업체 해외주문량 쇄도 희색/상설매장 등 공동판매망 구축도수출위주의 사업구조를 갖춘 기업들은 그런대로 IMF한파를 견딜만한 기초체력을 다져놓은 셈이다. 환율폭등과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판매부진에서 벗어나 그나마 활로를 모색할수 있는 길이 바로 수출이다. 우리의 산업구조상 환율 폭등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업체들에게도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수출기업이 벌어들이는 달러는 원자재부문의 환차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넉넉하다. 실제로 전문화된 제품으로 수출을 확대해온 중소기업들은 우리나라가 IMF체제에 들어선 이후에도 그다지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의 수출가 인하 압력이 있기는 하지만 바이어들의 주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부품생산업체인 평화발레오(대표 김상태)는 기아사태이후 자동차부품업체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전세계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계 70개국에 자동차용 클러치부품을 수출해 3천만달러를 넘게 벌어들이고 있다. 2천년까지는 5천만달러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극심한 부진속에서도 평화발레오가 이처럼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독자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일찍부터 나서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품사들이 완성차업체에 의존해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평화발레오는 해외 판매상들을 대상으로 개척했다.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이 회사를 IMF시대에 가장 경쟁력있는 부품사로 꼽고 있다. P.P(폴리프로필렌)파일 제조업체인 새론(대표 정우택)은 수출로 부도위기를 넘긴 대표적인 기업이다. 상표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은행권으로부터 황색거래업체로 지정받는등 부도위기에 몰렸던 이 회사는 일본으로의 수출로 부도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50억원대에 그쳤던 매출이 올해는 90억원대로 늘었다. 이 가운데 일본 수출이 80억원에 달할 정도로 거의 전량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새론은 내년수출물량도 이미 2백만달러치를 확보해 놓고 있을 정도로 수출 물량이 밀려들고 있어 IMF시대에 때아닌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이회사 정우택 사장은 『이제는 기업들이 수출로 다시 눈을 돌려야한다』며 수출입국의 기치를 다시 내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확대와 함께 공동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중소기업들이 IMF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부산의 50여개 중소기업들은 이달초 공동 판매주식회사를 설립해 IMF시대에 공동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신발제조업체인 트바스(대표 이균철)를 비롯한 부산지역 50여개업체는 2억원을 출자해 「중소제조업 상설직판장」을 설립하고 부산과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공동판매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IMF시대에는 내수경기가 침체될 수 밖에 없고 판매망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는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새로운 대처 방안이다.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상품의 질을 높이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기업들은 일찌기 닦아놓은 경쟁력으로 요즘처럼 어려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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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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