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건설사 '단기자금 돌려막기' 비상

은행 PF대출 막아버리자<br>ABCP 등 단기채권 늘려<br>6월말 잔액 22조나 달해

건설사들이 수개월마다 반복되는 단기자금 '돌려막기'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권이 최근 3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대폭 줄인 탓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이 보유한 PF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60조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의 PF대출 잔액은 2008년 말 83조원으로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들이 대출 부실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PF 대출을 급격히 줄여나가면서 지난해 말 66조원에서 올해 60조원까지 축소된 것. 2008년 이후 무려 20조원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은행들은 PF 대출 부실화 위험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반면 건설사들은 운영자금의 단기화로 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은행들이 PF 대출을 막아버리자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시행ㆍ건설사들은 어쩔 수 없이 기존 PF 대출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단기채권으로 전환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단기채권은 최근 수년 사이 급격히 늘어 올해 6월 말 기준 잔액이 22조원에 달한다. 은행권에서 줄어든 20조원이 넘는 PF 대출이 고스란히 단기채권으로 전환했음을 알 수 있다. ABCP의 만기는 보통 3개월로 건설사들은 석 달마다 새로운 매수자를 찾는 일종의 '폭탄 돌려막기'를 해야 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은행권은 PF 대출을 털어내 부실 위험을 줄였지만 건설사들은 자금 단기화로 재무구조가 더 위험해졌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의 회생을 위해 은행들이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은행들의 건전성 강화도 중요하지만 무차별적인 자금 회수는 곤란하다"며 "우량 PF 사업장은 차별화해 과감하게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