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제조업의 희망 창의인재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가 창의인재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제안한 분류기준에 따라 우리나라의 창의인재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창의인재는 2010년 493만명으로 총 종사자의 22.2%, 총 인구 대비로는 10.1%를 차지했다.


 산업별로 창의인재의 비중 추이를 보면 더 큰 문제가 있다. 서비스업의 총 종사자 수에서 창의인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7.3%에서 2010년 27.0%로 큰 차이가 없지만 제조업의 경우는 20.2%에서 12.6%로 급감했다. 제조업의 창의인재가 79만명에서 49만명으로 10년 사이에 30만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의 창의인재 비중이 감소한 것은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생산과정의 자동화 등으로 중간관리자그룹이 감소하고 경제의 서비스화로 제조업체에서 물류·자재조달·관리기능 등이 분사 또는 아웃소싱으로 전환한 것, 보다 기본적으로는 우수인력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 전반에 확산된 것이 주요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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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과 세계 최고수준의 대학진학률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를 반영해 전체 취업자에서 대졸자 비중은 2000년 23.6%에서 2010년 37.6%로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연구개발투자액은 14조원에서 44조원으로 3배 이상 대폭 늘어났고 지식기반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31%에서 39%로 증가했다. 이처럼 고학력자와 연구개발 투자가 급증하고 지식기반산업도 급성장했는데 창의인재 비중은 지난 10년간 정체상태에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이는 외형 성장에만 관심을 두고 기술개발 투자에서도 사람에 대한 투자보다는 지식재산권의 매입이나 장비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고 정부 정책도 사람 속에 체화되는 것보다는 특허나 매출액의 성장과 같은 성과 관리에 집중한 결과가 아닐까.

 창의인재의 확대를 통해 경제와 산업의 창의성을 높여가는 것은 경제·산업뿐만 아니라 사회제도·과학기술·교육·문화 등에 걸쳐 매우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한 어려운 과제다. 시간도 많이 소요될 것이다. 창의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에 따르면 창의적 유형의 사람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치열한 경쟁이 창의성을 촉진할 것이라는 믿음은 신화에 불과하다. 가장 창의적인 팀은 신뢰에 기반해 아이디어를 토의하고 공유하는 집단이다. 개인·기업·산업이 창의적이기 위해 협력과 신뢰의 사회적 자본이 필요한 이유다. 산업융합시대에는 이러한 협력기반이 특히 더 중요한데 일정 지역 내 공간적 집적의 확대 및 클러스터링의 강화가 기업 간 제품의 기술 분화와 차별화를 확대해 지역 내 협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제조업은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 추격형 성장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의 질적 성장, 선도형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정부도 제조업의 고급두뇌 역량 강화를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산업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하에서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시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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