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정국불안 지속 파키스탄 英연방 회원국 자격 잃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정국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파키스탄이 결국 영국연방 회원국 자격을 잃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53개 영연방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해제 및 참모총장직 사퇴라는 영연방측의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파키스탄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은 앞으로 영연방 정상회담에 참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회원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파키스탄은 지난 1999년 무샤라프가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뒤 영연방 회원국 자격을 박탈당했다가 2004년 자격을 회복한 바 있다. 이번 일로 3년 만에 다시 회원국 자격을 잃게 됐다. 이번 결정은 파키스탄 대법원이 무샤라프의 대통령 자격에 관한 소송을 모두 기각한 직후에 나와 무샤라프의 향후 행보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무샤라프는 지난 10월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대통령 자격에 대한 소송에 휘말려 취임 선서를 하지 못하고 지난 15일 임기를 끝냈다. 그러나 지난 3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던 초드리 대법원장 등을 축출하고 자기의 뜻에 따르는 대법원 판사들로 채우며 소송 자체를 무효화했다. 통신은 파키스탄의 영연방 회원국 자격정지는 상징적 의미를 갖지만 특히 파키스탄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파키스탄이 다시 회원국 자격을 회복하느냐는 파키스탄의 선택에 달려있다"면서 "자랑스러운 회원국으로 하루 빨리 다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샤라프는 연임에 성공할 경우 군복을 벗겠다고 공언한 만큼 군 참모총장직을 내놓고 이르면 24일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할 전망이다. 그러나 부토 전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 등 야권은 비상사태가 즉각 철회되지 않으면 내년 1월 9일로 예정된 총선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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