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美日의 절반수준인 노동생산성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세계 주요 36개국 중 31위라는 뉴욕의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컨퍼런스 보드 발표는 우리의 노동생산성이 얼마나 낮은가를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19달러로 미국의 48달러와 이웃 경쟁국인 일본의 35.8달러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똑같이 일하고도 생산하는 부가가치는 그만큼 적다는 것이다. 일하는 시간은 길지만 성과는 낮은 외화내빈의 한 전형이다. 이것은 국내 산업구조가 노동집약적이라는 약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제조업 중에서 정보통신 및 전기전자 ,수송장비 등의 산업은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으나 섬유와 기계산업 등은 여전히 뒤 처져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해외시장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선전으로 노동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현실은 이와 정반대로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배전의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의 노동생산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노동생산성은 전년에 비해 2.5% 증가해 OECD 국가 중 터키ㆍ아이슬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아 성장 동력은 괜찮은 편이지만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주 5일 근무제 실시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근로시간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강성 노조와 서비스산업의 낮은 고용 효율성도 생산성 향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근로시간 감소 및 가장 낮은 출산율로 인한 인구 감소란 악재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생산성 향상 밖에 없다. 대외의존도가 70%가 넘는 상황에서 무역경쟁력 확보도 이와 직결된다. 중국과 인도가 높은 노동생산성을 바탕으로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 내는 산업구조의 변화가 요청된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섬유와 기계 등의 기술혁신과 구조조정을 과감히 단행하고 서비스산업 중 금융ㆍ교육ㆍ의료ㆍ컨설팅 등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우리경제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생산성 혁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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