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풀린다고 자만은 안된다

재계도 그동안 정부의 경제전망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오다가 최근 들어 낙관쪽으로 돌아섰다. 전경련이 31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바로 그렇다. 2월중 BSI지수가 101을 기록, 기업들이 느끼는 현장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이 경기회복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경련의 경기회복전망은 경기저점을 이미 통과했다는 李재경장관의 선언보다 더 무게가 있어 보인다. 경제현장의 최일선에 있는 기업인들의 체감경기가 경제당국의 지수경기보다는 더 피부에 닿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해야 된다. 이제 기업들까지 현장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최근의 경기회복세에 거품요인이 섞여있다는 LG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소들의 지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우리 경제가 자칫 거품으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는 금융연구원의 경고도 귀담아들어야 된다. 최근에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눈에 띄게 크게 호전되고있는 것은 비교시점이 IMF사태직후 경제가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있었던 지난해 12월인 점을 빠뜨려서는 안된다. 산업생산이 급증했다고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종은 오히려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해 생산은 하지않고 재고를 줄이는 바람에 올해는 내수와 수출이 늘지않더라도 재고만 늘려도 성장률은 높게 집계될 수 있다. 그만큼 경제지표에 거품이 끼어들 소지가 많은데 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민간연구소들도 이 점을 지적하면서 정부나 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들뜨지말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진짜 실력을 차분히 키워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조조정이 제대로 매듭돼야 우리 경제에 새살이 돋아 경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이 됐다고 방심하지말고 개혁의 고삐를 다잡아야 된다는 충고가 있따르고 있다. 실물경기의 회복세를 지속시키기 위한 경기부양책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다만 구조조정과정에서 엄청나게 풀린 통화가 실물부문에 효율적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통화관리를 적절하게 해야할 것이다. 금융부문에 돈이 너무 몰려 거품을 일으키는 것은 막아야 한다. 만일 금융연구소의 경고대로 거품이 재연되면 경제개혁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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