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당국자들이 경기회복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 ‘설비투자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등에서 최근에는 ‘길고 넓은 회복국면이 예상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물론 여기에는 ‘지금까지의 회복세가 지속된다’는 전제 조건이 깔려 있다.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살아나고 있는 소식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운한 감이 없지 않다. 어느 순간에 한국경제가 바닥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는 경기회복세를 그렇게 반가워할 정도로 체력이 약해졌는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우리 경제 모습을 살펴보자. 우리 경제에 넘지 못할 산이 하나 둘 형성되고 있다. 우선 성장률 5% 달성이 그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지난 2003년부터 2000년에 5%대 성장률을 달성한 것은 지난해가 고작이다. 올해 성장률이 상향 조정된다 해도 최고 4.6%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리의 잠재성장률 수준이 4%대 중ㆍ후반 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한국경제가 그만큼 체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일자리 30만개 창출도 멀어져가고 있다. 정부 스스로도 현재의 성장률 하에서는 26만~27만개 정도 일자리를 최선으로 보고 있다. 30만개를 맞추기 위해서는 정부가 예산을 들여 추가로 일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설비투자도 그렇다. 최근 들어 주춤했던 설비투자가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신규사업 등 과감한 설비투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출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옛 설비를 가동할 뿐 새로운 기계를 구입하거나 투자하려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한 경제전문가는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왜 이렇게 떨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 현 수준에서 그냥 만족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 경제는 지난 1년여간의 침체를 마무리하고 회복 국면에 들어서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같은 회복 국면이 장기간 지속될지, 단기간으로 끝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렇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서 투자를 집행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약해진 우리 경제 체질이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