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강샘스, 한경희생활과학 등 중소기업이 개척한 침구청소기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기업의 진입으로 시장 파이가 커진다는 의견과 중소기업의 시장지배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경쟁적으로 침구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두 회사는 기존 진공청소기 외에 로봇청소기, 침구청소기 등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혼수 등 가전제품 패키지 구성을 더욱 탄탄하게 한 것.
삼성전자는 지난달 분당 2,000번 회전하는 항균 브러시로 침구를 터는 동시에 이때 발생하는 먼지와 세균, 진드기 등을 흡입하는 침구청소기를 내놓았다. 앞서 지난 2011년 침구청소기를 내놓은 LG전자는 출시 1년반 만인 지난해 9월 판매량 20만대를 돌파했다. 최근 들어서는 브랜드명을 앨리스에서 '침구킹'으로 바꾸고, 진공청소기 '싸이킹', 로봇청소기 '로보킹'과 브랜드 통일성을 높여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침구청소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브랜드 파워가 강한 대기업과 기술력으로 시장을 개척한 부강샘스 레이캅, 한경희생활과학 침구킬러 등 중소기업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아울러 로봇청소기 등에서 생겼던 대기업 진입 논란이 침구청소기 시장에서도 재연되는 분위기다.
침구청소기의 경우 보급형은 10만원대, 고급형은 20만원대로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기능과 모양도 비슷하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마케팅과 유통파워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소기업들로서는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유통채널만 해도 중소기업들은 홈쇼핑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지만 대기업들은 디지털플라자나 bestshop과 같은 직영 매장을 확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강샘스 등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까지 검토했지만 정부 승인 중소기업자단체(조합 등)라는 자격조건이 안맞아 포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중소기업들이 결국 시장을 뺏기고 말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대기업의 참여로 시장파이가 확대돼 중소기업들의 판매규모는 늘어난다는 긍정론도 있다.
침구청소기 시장을 열며 레이캅 브랜드로 누적판매량 115만대를 기록한 부강샘스의 이성진 대표는 "브랜드파워가 강한 대기업이 만들어 놓은 카테고리 외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고 했다"며 "대기업들이 끼워팔기나 프로모션 상품으로 밀어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중소업체로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기업의 진출로 시장이 대폭 확장된다면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로 일정부분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스팀다리미, 스팀청소기와의 결합상품들을 출시해 강점을 십분 활용활 계획"이라고 밝혔다.
침구청소기시장은 생활건강에 밀접한 침대, 이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아토피 예방이 중요해지면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시장규모는 현재 500억원대로 추산되며, 향후 3년 내 1,000억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