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창의교육리소스] <1> 과학적 창의인재가 나라의 미래를 바꾼다

지식 주입보다 창의성 중심으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br>21세기엔 창의인재가 국가 경쟁력 선진국, 과학·수학분야등 투자 늘려 <br>교육시스템·리소스 개발 서둘러야

창의인재의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의 주입식 교육시스템에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제·사회 발전에 있어 인재의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전란 (戰亂)을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에 오르는 고도압축성장을 이룬 것도 우수한 인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점에서 최근 우리에게 던져진 시대적 화두가 하나 있다. 바로 창의인재의 육성이다. 미래사 회는 과학적 창의성을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의인재가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국들 이 교육의 초점을 창의성 증진에 맞추고 그 도구가 되는 창의 리소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공동으로 총 8회에 걸쳐 국내외 창의교육 및 창의 리소스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효율적 창의인재 육성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세계는 지식기반경제에서 창의성기반경제(Creativitybased economy)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얼마 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지식포럼에서 런던비즈니스스쿨(LBS)의 개리 하멜 교수가 국내 기업들에 던진 화두다. 미래사회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지식이 아닌 창의성이 주도할 것이며 이에 맞춰 기업들도 창의성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고 도태될 수밖에 없 다는 게 그가 말하는 핵심 요지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해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학자로 선정한 하멜 교수의 이 말은 비단 기업들뿐만 아니라 우리 교육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가와 사회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인재상, 즉 교육계가 길러내야 할 인재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특정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이른바 프로페셔널리스트나 스페셜리스트를 인재라고 불렀다. 그리고 국내 교육계는 이 요구에 부응하는 우수한 전문가들을 양성해왔다. 우리가 지구촌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만큼 신속한 경제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던 근저에는 이 같은 전문인재들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창의성 기반경제에서는 인재가 지녀야할 기본소양도 달라진다. 전문지식에 더해 반드시 창의성이 수반돼야 한다. 사회가 복잡 다단해지고 산업 간, 학문 간 융합이 가속화됨에 따라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도 창의성 없이는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김왕동 박사는 "기존의 선진국 추격 형태 체제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이 중요했지만 이것으로는 1등을 할 수 없다" 며 "롤 모 델이 없는 1등에게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창조적 혁신을 추동하는 역량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결국 창의인재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국가발전을 지속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조건인 것이다. 국내외의 많은 석학들이 수년 전부터 창의교육과 창의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피력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21 세기에는 창의인재가 곧 국가의 경쟁력이며 창의인재 없 이는 국가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 이들의 일관된 판단이다. 창의인재 육성은 시대적 사명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이 같은 사실을 직시하고 과학·수학을 중심으로 교육의 기본 초점을 창의성에 맞추고 있다. 합리성·논리성·실용성을 특징으로 하는 과학·수학은 모든 창의성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스라엘·싱가포르·아일랜드·네덜란드 등도 이미 글로벌 국가로의 부상을 목표로 창의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에 비해서는 다소 늦었지만 우리나라 역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창의인재 대국의 실현을 목표로 다각적인 교육 패러다임의 변혁을 꾀하고 있다. 올해 말 확정 예정인 미래형 교육과정(2009 개정 교육 과정)도 그 일환이다. 몇몇 사안에서 교육단체들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래형 교육과정의 대전제인 창의인재 육성에 대한 이견은 없다. 이것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임에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과연 창의인재란 무엇일까. 전문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창의성 연구의 대가로 불리는 미국 J. P. 길포 드 박사의 '창의적 사고 5요소'를 보면 창의성과 창의인 재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바로 민감성·유창성·유연성·독창성·정교성이 그것이다. 여기서 민감성은 새로운 문제를 감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 유창성은 짧은 시간 다양한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생각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또한 유연성은 정형화된 사고의 틀을 깨는 능력, 독창성은 참신하고 독특한 발상능력, 그리고 정교성은 이렇게 얻어진 추상적 아이디어를 체계화·구체화하는 능력이다. 쉽게 말해 창의인재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그에 대한 독창적 해결책을 제시, 가치 있는 결과물을 창출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이에 더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창의인재의 필수 덕목으로 지목한다. 창의성은 영재성처럼 개인의 특출한 능력보다는 타인과의 상호관계와 커뮤니케 이션으로 더욱 잘 발현되고 향상된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창의력교육협회의 황욱 회장은 "지식의 양에 따라 인재를 구분했던 과거에는 혼자만 잘해도 인재의 칭호를 얻었다"며 "하지만 창의성은 독불장군이 아닌 집단의 창의와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시화된 교육 경쟁력 악화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현행 국내 교육시스템은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창의성을 말살(?)하는 주입식 교육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이 주입식 교육의 폐해는 이미 교육경쟁력의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과학·수학 과목의 2007년 국제학업성취도비교연구(TIMSS)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취도는 각각 세계4위와 2위에 오른 반면 자신감은 과학이29개국 중 27위, 수학이 49개국 중 43위로 조사된것 이다. 흥미도 역시 각각 29위와 43위에 머물렀다. 과학과 수학점수는 높지만 능동적·창의적 학습수준은 세계최하위권이라는 얘기다. 스위스국제경영개발원(IMD)의올해발표는 더욱 충격적이다. 국내 대학교육의 경제·사회적 요구 부합도가 조사대상57개국 중 51위에 머문 것이다. 기업과사회는 창의 인재를 요구하는데 아직도 우리교육은 정답찾기에 능한 전문가 배출에 맞춰져 있는 것. 물론 우리나라도 그 동안 창의교육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영재교육과 맞물려각시·도교육청 및 대학교부설 영재교육원등을 중심으로 수학·과학기반의 창의성 증진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영재교육의 수혜자가 전체학생의 1%에도 미치지 못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 전문가들은 창의 교육은 소수의 영재 교육과는 별도로 다수의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사회문화 전체가 다양성을 인정하는 성숙함을 가져야 진정한 창의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창의공학연구원의 백윤수 원장(연세대 공 과대학 교수)은 "스티븐 호킹, 아인슈타인과 같은 영재는 인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창의성의 근간은 평범한 일반인들이 만든다"며 "획일화된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창의인재 육성도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창의교육의 밑거름, 창의리소스 그렇다면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창의교육은 어떻게 해야할까. 단순히 과학·수학교육시간을 늘리고 토론식 수업을 도입하면 되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창의교육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맞춰 교육시스템의 근본적 변혁 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창의 리소스 개발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창의 리소스란 한마디로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자원을 의미한다. 과학·수학도서, 실험 키트 등은 물론 동영상·사진·온라인콘텐츠등 창의성을 자극하는 재료가 되는 것은 모두 창의 리소스가 될 수 있다. 이창의 리소스는 일선 교육현장에서 창의교육의 도구가 되는 만큼 우수한 창의 리소스의 개발과 확보는 창의인재 육성의 필요충분조 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창의 리소스가 많다고 창의교육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창의 리소스가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적절한 교수법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 양질의 창의 리소스라도 사용방법에 따라 주입식 교육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기 때 문이다. 백윤수 원장은 "창의교육은 무엇을 가르칠지보다는 어떻게 가르칠지가 더 중요하다"며 "새로운 창의 리소 스확보와 함께 교사들이 최적의 교수법을 만들고 이를검 증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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