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를 추종하면서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펀드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작고 액티브펀드의 절반도 안 되는 수수료 역시 투자자들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타긴 했지만 불과 2~3개월 전의 ‘악몽’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시장 평균 수익률에도 만족하는 안전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인덱스펀드는 총 106개다. 이중 79개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고 나머지는 특정 업종 등을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있다.
국내 펀드시장에서 인덱스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펀드 선진국인 영미권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지만 수익률 성적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강점은 평균을 지키는 꾸준함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인덱스펀드 중 수익률 1위인 ‘동부해오름인덱스알파파생 ClassA’와 20위인 ‘프런티어뉴인덱스알파A1’의 연수익률 차이는 3.48%포인트에 불과하다. 액티브펀드 1위와 20위의 연수익률 차이가 13%포인트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웬만해선 ‘기본’은 한다는 뜻이다.
인덱스펀드가 최근 관심을 모으는 건 현 장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해처럼 특정 업종이 이끌어가는 강세장에서는 이들 상승업종을 편입한 일부 액티브펀드가 관심을 받지만 계속되는 약세장이나 최근처럼 업종별 순환매 강세장이 지속되는 장에서는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펀드가 더 관심을 모은다. 여기에 액티브펀드의 경우 연 보수가 2.5~4%에 달하지만 인덱스펀드의 연 보수는 1% 안팎에 그쳐 장기투자에 유리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 많은 펀드들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거두지 못하면서 시장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시장 수익률을 밑도는 펀드들이 늘어나면서 수수료에 대한 관심까지 증가하는 것도 인덱스펀드가 각광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덱스펀드가 최근 각광을 받으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연 총보수가 0.38% 이하로 한국은 물론 신흥시장과 선진국, 주요 섹터에 각각 투자하는 온라인 전용 인덱스펀드를 한꺼번에 13종이나 출시했다. ETF 강자인 삼성투신운용은 최근 조선업종 ETF와 함께 삼성그룹주ETF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투신은 이미 지난해 11월 대표 인덱스펀드인‘삼성인덱스파워 파생상품펀드’ 운용보수를 연 0.15%까지 낮추며 인덱스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특정 업종이 강하게 주도하는 장세가 연출되기 어렵다고 본다면 안전하게 시장에 순응하는 인덱스펀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투자의 방편”이라며 “특히 5년 이상 장기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수수료 비용 측면에서도 인덱스펀드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